처음엔 모두가 초록색
처음엔 모두가 초록색이었다
봄이 오고 꽃이 피면
노란 개나리 분홍 진달래
가을이 오고 단풍으로 물들면
노란 은행잎 붉은 단풍잎
모든 것이 어우러지는 자연의 풍경을 보며
사람들은 너무 예쁘다면서 사진을 찍었다
자연과 어우러진 우리들의 모습도 참 예뻤다
그랬던 우리들이 서로 편을 가르고 비방했다
우리의 색만 예쁘고 너희의 색은 끔찍하다고
우리가 맞고 너희는 잘못된 거라고
서로의 색을 드러내며 뽐내기에 바빴다
서로를 혐오하며 물어뜯은 자리에 상처만 남았다
눈이 있어도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귀가 있어도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입이 있어도 하고 싶은 말만 한다
메마르고 건조한 나날들
세상을 적셔주는 비는 한동안 내리지 않았다
산불이 났다 모든 것이 검은 잿더미가 되었다
우리들은 모른다
자연의 가르침을
아니 어쩌면 이미 알고 있지만
진실을 보고 듣고 말하기에는
불편하고 두려운 건지도 모른다
내가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진실을 찾는 용기
우리는 그 위대함을 잃어버렸다
처음엔 모두가 초록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