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의 힘

24.12.13

by 김진희

멀쩡한 날

느닷없는 계엄선포를

휘두른 사람으로 인해

우리 마음에 불이 났어

그 연기가 눈 안에 숨어들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어

휘젓는 팔은 허공만 가를 뿐

잡히는 것 없어

챙기던 몸 타들어가

뛰쳐나온 우리는

국회 앞에서 소화기를 들었어

불이 꺼지고 연기가 걷히기를 쏘아대었어

그럼에도

그럼에도

그럼에도

어찌 나아가야 할지

대체 알 수 없어

헤쳐 보려는 몸부림에

가시가 목구멍까지 쳐들어와

가슴으로 가슴으로 전진하고 있어

한 움큼씩 비틀어질 때마다

피를 토하고

눈물을 쏟아 지우고 지우고

달아진 마음이 바늘 되어

머리 맞대고

또 맞대고

손에 손잡고

손에 손잡고

손에 손잡고

꽂아 비트니 꺼졌어

어두움이 내려앉기 전

잔불 정리 하다 동트고

우물쭈물하다

산 중턱에 붙들려

마음이 얼었어

호된 심술 불러 엎어누르고

곤장을 내어 갈 길 틀어낼 테야.


- 시작노트 -


나는 계엄선포로 아수라장이 된 국회의사당의 상황에 식겁해 달려가고 놀람을 넘어 숨 막힘을 맞닥뜨린 수많은 국민들이 날밤을 보낸 것도 모르고 몸살로 일찍 잠이 들어 일어났었다.


출근길 운전하며 뉴스를 틀었다가 놀란 가슴 쓸어내린 사람들의 두려움과 기가 막힌다는 울부짖음을 듣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한 마디씩 꺼낸 혼란과 걱정의 한숨소리를 듣고, 저녁에 집에 들어와 계엄 당일 수습하는 사람들의 몸부림을 TV뉴스 화면으로 보면서 벌렁대는 심장과 올라오는 미묘한 감정에 '날벼락이라는 것이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아 숨 쉬는 이 한국 땅에서 일어난 이 사태를 주시하며 하루하루 마음 졸이다 책임을 묻고자 탄핵을 결정하는 날, 용기 내어 집을 튀어나가 전철을 타고 갈아타려는 9호선 동작 환승역에서 사람들의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전철이 정차를 하였지만 내리는 사람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전철 안에는 사람들로 꽉 차있어 탈 수도 없었다. 결국 지상 위로 올라가 버스를 타려 나왔지만 이미 줄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고 있었다. 결국 특단에 조치로 걷기로 마음먹고 웅성대는 사람들과 무리 지어 8km를 걸어 재촉해 다가갔지만 이미 여의도 국회 앞으로 향하는 인근부터 몰려드는 사람들로 길은 메워졌고 가까이 갈수록 물밀듯 모여드는 사람들로 거대한 물체 되어 거리를 뒤로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며 질서지도에 따르고 각자의 바람을 깃발에 적고 등뒤에 달고 대형버스에 담고 지켜보며 결과를 듣고 환호하며 한숨 돌리는 모습에 울컥했다.


나는 국민의 한 사람일 뿐이다. 아주 낮은 곳에 있는 서민이다. 그리고 정치에 대해 문외한이다. 하지만 국가가 지금 몸살을 앓고 있음은 안다.


누가 잘하고 누가 못했다를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안정이다.

대한민국의 평화다.

대한민국의 지혜로운 화합이다.


지금도 우리 국민은 마음 졸인다.

하지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좋은 기운을 모아 우리 민족은 해낼 것이라는 것을 안다.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이라 애쓰는 모든 국민에게 응원을 보낸다.


우린 소소한 행복이 쌓이는 하루하루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