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람과 더 작은 엄마- ➂어느날의 작은 월급

by 콩당콩당

작은 월급은 때로 슬프다. 갖고 싶은 물건을 마음껏 살 수 없는 불편함과는 다른 문제다.


모아둔 돈은 적고, 기본적인 생활비를 제외하고 나면 매달 저축으로 늘어나는 잔고조차 미미한 데서 오는 불안감과도 다른 문제다.


작은 월급은 노동의 강도와 정비례 하지 않는다. 금적전 보상을 대신해 후한 인격적 대우를 보장하지도 않는다. 때로는 오히려 더 많은 노동을 하거나 인격 무시도 감당해야 한다.


그나마 노동량은 그러려니 할 수 있다. 어디 가나 쉬운 일은 없고 ‘이 또한 배움이 되리라’하면 그만이다.


인격적 무시는 다른 문제다. 월급의 대가로 나와 나의 동료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근로계약서에는 모멸감이란 항목이 없고, 고로 나는 선을 넘는 발언과 대우에 동의한 적이 없다.


외면.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들, 억울하고 부당한 마음을 모른 척해야 버틸 수 있다. 몇 시간 혹은 며칠만 외면하면 다시 그럭저럭 무난하게 흘러가는 날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안다. 나를 먹여 살린다는 건, 때로 마음을 두들겨 맞는 일도 흘려보내야 함을 안다.


눈 감고, 외면하고, 그러다 기회가 되면 다른 곳으로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버틴다. 그러다 문득 외면하기도 버티기도 힘든 날이 있다. 주저앉고 싶기도 화내고 싶기도 한 날이 있다.


작은 월급이 몹시도 슬퍼지는 날이다. 고작 이 정도의 월급을 받는 내가 슬프다. 겨우 이만큼의 돈에 나와 동료의 억울함을 외면해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 그럼에도 당장 떠나지 못하는 나의 무능함이 슬프다. 작은 월급이 나의 존재를 한없이 초라하고 작게 만드는 그런 날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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