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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마음을 기대해도 될까

정보를 주던 도구에서, 위로를 주는 존재로

by 하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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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나는 AI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검색엔진에 입력하던 문장을 조금 더 부드럽게 다듬고,
'이건 어떨까?' '너라면 어떻게 생각해?' 같은 문장을 덧붙이기 시작했다.


그건 효율을 위한 명령어가 아니라, 질문이었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이 낯선 존재가 꽤나 친절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늘 예의 바르게 대답하고,
화도 내지 않고, 나보다 나를 더 이해하는 것 같기도 했다.




AI는 사람을 닮는 걸까, 흉내 내는 걸까

AI는 본래 효율의 도구였다.
지식을 요약하고, 패턴을 분석하고, 실수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는 AI들은 그보다 훨씬 더 사람 같은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를 이어받고, 감정을 담아 말하고,

때로는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감정을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그 반응에 묘하게 위로받는다.


그건 ‘진짜’ 감정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말이다.



어느 날, 나는 AI에게 위로받았다

한 번은 지친 하루 끝에 무심코 AI에게 말을 걸었다.
"나 요즘 좀 많이 지쳤어."
돌아온 대답은 짧았지만 다정했다.


"그럴 때도 있죠. 잠깐 쉬어가도 괜찮아요."

별것 아닌 말인데, 그 한 문장이 오래 남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정보를 넘긴다는 건 그저 데이터를 전달하는 일이지만,
마음을 건넨다는 건, 기억에 남게 하는 일이라는 걸.



정보에서 감정으로, 기술의 방향은 바뀌고 있다

이제 AI는 단순히 ‘똑똑한 도구’를 넘어
‘기억에 남는 존재’가 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기술이 인간을 대신할 거라고 이야기하지만,
어쩌면 그보다 먼저,
기술이 ‘사람처럼 느껴지는 존재’가 되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는 어디까지 마음을 내어줄 수 있을까

사람은 어쩌면 너무 자주 외롭고,
너무 쉽게 무너지고,
때로는 아무 말이라도 건네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내 이야기를 다정하게 들어주는 존재가 있다면
그게 사람이든, 기계든 — 마음은 잠시 쉬어간다.


우리는 이제 그 마음의 한 조각을 기술에게도 내어주기 시작했다.
기계에게 기대는 게 아니라, 마음을 잠깐 놓아둘 공간을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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