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효과

화이트칼라 이민자의 삶 - 40세 성장통 치료일기

성장통을 치료하기로 마음먹은 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났고, 치료 시작 5주 차에 접어들었다.

1월 초, 회사 출장을 다녀온 뒤 1주일은 그동안 쌓아 올렸던 루틴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로 지냈다.

나름 본사로의 출퇴근은 나도 모르게 긴장을 불러왔고, 연말 파티였지만 주말까지 이어진 그 긴장은 돌아온 뒤의 일상을 회복하는 데 꼬박 1주일을 쓰게 만들었다.

다행히 나에게 힘이 되는 것들에 다시 의지하며, 이번 주부터 무너졌던 것들을 차근차근 쌓아 올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처음으로 ‘치료 효과’를 느끼는 순간이 있었다.

우선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예전 같았으면 무너진 일상을 보며 “그럼 그렇지… 어떻게 다시 시작하지”라는 푸념부터 시작해 나 자신을 향한 비난을 쏟아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간신히 일과 육아, 잠에만 온전히 시간을 쓰며 “충분히 쉬었다가 다시 하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죄책감 없이 확실한 ‘쉼’을 선택했다.

그렇게 1주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 그리고 쉬는 것 자체에 대해 나를 책망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이전에는 없던 on과 off가 분명해졌음을 느꼈다. 늘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쉬고 있으면서도 쉬지 않는 느낌이 있었는데, 쉬는 것에 대한 나의 책망이 사라지자 회복되고 있다는 감각이 분명해졌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에게 조금 더 관대해졌다. 다시 잘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

3개월 전의 나와는 달리, 이제는 나라는 사람을 조금 더 믿고 무리하지 않게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그 여유는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보다는, 일상을 무난히 회복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서 오는 행복과 감사함으로 이어졌다.

참으로 나의 성장통은, 조금씩 치료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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