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칼라 이민자의 삶 - 삶에서 얻는 이런저런 생각...
우리 아이는 만 7세다.
아직 사춘기라 부르기엔 이른 나이지만, 요즘 들어 자신의 의지를 부모의 동의 없이 펼치기 시작했다.
일주일 내내 집에 머물렀던 봄 방학. 그 안에서 쌓여온 지루함과, 재미를 찾고 싶은 욕구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마치 사춘기처럼.
그리고 그 일주일의 시간은, 나에게도 쉽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있으면서도 육아도, 일도, 집안일도 어느 하나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 채 흘러간 시간이었다.
그 와중에 남편이 무심히 던진 한마디가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나는 지금 일을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일하는 흉내만 내고 있는 걸까.”
그 말은 이상하게도 내 이야기처럼 들렸다. 나는 과연 엄마로 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엄마 흉내’를 내고 있는 걸까.
그와 동시에, 일에서도 나는 일을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커리어 우먼인 척’ 일 흉내만 내고 있는 걸까. 그 질문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 결국 아이와 크게 부딪혔다.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코드와의 싸움은 단순한 지루함을 넘어 나의 능력에 대한 의심으로 번지고 있었고, 스트레스는 이미 한계에 가까웠다. 그런 하루였다.
아이가 학교에서 집에 돌아왔다. 책가방을 던지듯 내려놓고 친구 집에 가겠다고 했다. 어제도 늦게까지 놀다 왔고, 오늘은 축구 연습도 있는 날이었다.
“안 돼.”
단호하게 말했지만, 아이는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한 자세를 취했다. 순간적으로 아이의 손을 잡아끌어 집 안으로 들이고 문을 닫았다.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아이패드를 들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다.
그렇게 아이의 ‘이른 사춘기’와 나의 ‘늦은 사춘기’가 정면으로 부딪혔다.
시간은 그렇게 흘렀다. 방 안에 들어간 아이, 그리고 해결되지 않은 코드.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일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나는 아이와 차분히 이야기할 여유를 잃어가고 있었다. 결국 나는 "바쁜" 엄마 말을 바로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화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