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국인이 극동아시아에 살고 있다는 것을 그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극동이라는 것은 매우 영국적인 시각이다. 왜냐하면 영국의 그리니치 자오선(Greenwich meridian)을 기준으로 극동이기 때문이다.
1884년 국제 자오선 회의에서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자오선이 경도의 기준이 되었다. 이 선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동쪽이고 왼쪽은 서쪽이다. 한국, 중국, 일본이 이 선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나라이기 때문에 극동아시아가 된 것이다. 극동이라는 표현은 아마도 중국인이 가장 싫어할 지 모른다. 중국이라는 국호가 말해 주듯이 그들은 중국이 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으로 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은 자신들이 동쪽 끝자락에 산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싶겠는가?
영국은 아시아를 보면서 인도와 주변국가들을 인도 아대륙(Indian subcontinent)에 포함시켰고 인도 아대륙을 넘어 동쪽 끝에 위치한 나라들을 극동(Far East)으로 분류했다. 영국에게 인도 아대륙과 극동은 역사적으로 그리고 정서적으로 차이가 있다. 영국 입장에서 손은 안으로 굽는다고 인도 아대륙의 국가들이 더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일부 영국인의 눈에는 극동의 경제발전이 더 눈에 크게 들어오고 극동의 사람들이 더 이국적으로 멋지게 보인다고 한다. 공자를 알기 때문이며, 태권도, 쿵후, 가라테와 같은 무술에 대한 호감과 신비감이 크기 때문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