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튜브에 외국인이 운영하는 국뽕채널이 있다. 길거리의 평범해 보이는 한국 남자 대부분이 총을 다룰 줄 알고, 지하철에서도 순식간에 예비군 1개 대대를 편성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첫 휴가를 다녀온 지 얼마 안돼 사단의 기관총 사격 측정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기관총반 여러 명과 포상휴가를 받았다.
들뜬 기분에 서울로 오는 버스가 정류장에 들를 때마다 소주를 사서 차 안에서 들이켰다. 그러는 사이 서울 인근에 도착했을 때쯤에는 이미 정신을 잃을 정도가 되었다.
서울 들어오는 길목인 남양주에 헌병초소가 있었다. 초소 앞에 버스를 세우면 눈알에 흰자만 있는 무서운 얼굴의 헌병이 버스에 올라 군인들의 휴가증을 확인했다.
당시 대한민국의 모든 병사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곳이었으며, 아무리 건방지고 뻣뻣한 고참이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겸손한 자세를 취하도록 만드는 곳이었다.
나는 기억이 없지만 후에 동행했던 부대원들이 전해주는 얘기에 의하면, 버스가 초소에 도착하자마자 잠들어 있던 내가 벌떡 일어나더니 헌병을 밀치고 버스에서 뛰어내렸다고 한다.
그리고는 헌병 초소 담벼락에 소변을 갈겨댔다고 한다. 그것도 이리저리 휘저으면서. 대한민국 국군 창군 이래 처음 발생하는 일이라 멘탈을 상실한 헌병들도 바라보기만 했고, 볼 일을 다 본 나는 초소 뒤로 홀연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 후 나는 남양주의 어느 양계장 축사에서 발견되었고, 휴가를 마치고 부대에 복귀했을 때는 이미 나의 무용담이 부대 내에 널리 회자되고 있었다.
중대장은 나를 두고 낙하산으로 적 후방에 침투시킨 다음 음주와 가무로 적 후방을 교란시키는 특수작전의 적임자라 했다.
오늘 남양주 근처를 지나며 회상에 잠겨본다. 그리고 외국인 너튜버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한국의 길거리에는 상상 이상의 무서운 특수요원이 모습을 감추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