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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어쩌자는 건지

by 슈르빠

장미 한 송이가

지나치던 길가에 꽃을 피웠다.


너는 죽어 꽃이 되고

나는 죽어 나비 되어

푸른 청산 찾아가서 천년만년 살자던

진주난봉가 어느 아낙의 한을 담은 꽃인가.


세상의 눈길을 피해 조용히 피었으면서도

누군가의 발걸음을 이렇게도 부여잡나.


왜 그러는지 알듯도 하다만

청산이 어디인지 길가에 피어 서럽다면,

울도 담도 없는 빈 들판에

하염없이 나선 나는

곱절이나 더 서러운 줄 왜 모르나.


이젠 뿌리치고 가야 하고,

그래서 가을은 깊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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