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도 그렇게 살아
중국 문화 대혁명(1966~1976) 시기, 허삼관은 친자식이 아니라고 밝혀진 일락이를 위해 제 목숨을 걸어 살려 내고, 누가 썼는지 모를 대자보 한 장 때문에 비판투쟁대회에 끌려간 아내 허옥란을 위해 고기반찬을 숨긴 도시락을 싸 보내고, 집안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자신의 피를 팔아 성실히, 가족을 부양한다. 그가 자신을 위해 돈을 쓸 때는 피를 판 후 허해진 몸을 보하기 위해서 데운 황주와 돼지 간볶음을 먹을 때뿐이다.
그는 누군지도 모르는 남의 말 한마디를 의식해 허옥란에 대한 가족비판대회를 연다. 일락이는 하소용(친아버지)을 첫째로 증오하고, 두 번째는 바로 저 여자라며 어머니 허옥란을 손으로 가리킨다. 그리고 자신이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당연히 위대한 영수 모 주석이고, 두 번째로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허삼관이라고 말한다. 이 말에 허삼관은 눈물을 흘리며 감격에 겨워 일락이를 자신의 아들로 인정한다. 그는 가족 간에도 비판대회를 열어 서로를 감시해야 하는 체제의 부조리함에 분노하기보다 자신의 가장으로서의 위신을 인정받은데 감동한 것이다.
이들은 남들처럼 사는데서 편안함을 느낀다. 사람노릇 하려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그 자식들을 위해 피땀 흘려 뒷바리지 하는데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는다. 이들에게 고통은 남과 다르게 되는 것이다. 고통을 받을지라도 남들도 그렇게 살면 크게 고통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어쩌면, 그렇기에 시대적 아픔을 이겨내고 꾸역꾸역, 성실히 살아남는 것 같다. 그럭저럭 웃기도 하며. 어쨌거나 그의 눈물겨운 매혈여로 덕분에 그의 자식들은 살아남았다. 쓰다 보니 작가가 말하고 싶은 건 결국 이거였을까 생각이 든다. 허삼관을 누가 함부로 욕할 수 있을까.... 이 책을 보고 위화라는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