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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재 Aug 05. 2018

내일 첫 출근을 앞둔 당신에게

신입사원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무조건 지켜야 할 것

깔끔한 정장, 반짝이는 구두, 각 잡힌 서류가방- 완벽한 첫 출근을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났다. 과연, 그럴까?


당연한 소리지만 회사 사람들이 신입사원인 당신에게 기대하는 것은 완벽한 수트핏이나 명품 가방 같은 것이 아니다.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는 정글 같은 직장 생활 속 한 마리 어린 양인 당신의 생존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높여줄 소중한 팁을 공유한다.  


비지니스 캐주얼이란 이런 것. 출처: Samantha Lee/Business Insider

첫 번째, 무조건 웃어라

정말로,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일은 처음이니 모르는 게 당연하고 사람마다 배우는 속도가 다르니 미숙할 수 있다. 직장에서 신입에 대한 안 좋은 얘기가 돈다면 일적 능력에 관련된 것이기보다 인성에 대한 것일 확률이 훨씬 높다. 가령 '쟤는 맨날 인상을 찌푸리고 다닌다'라든지, '인사도 안 하고 휑 지나가더라-' 같은 부류의 뒷담화 말이다. 당신은 아마 그럴 의도가 없었을 것이다. 그저 허리가 아파서 정말 잠깐, 얼굴을 찌푸렸을 뿐이고 눈이 마주치면 인사하려고 타이밍을 재다 놓쳤을 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생각보다 당신에게 관심이 (필요 이상으로) 많고, 생각보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가혹하다. 당신의 무표정이 원래 화난 것처럼 보이든, 쑥스러움이 많아서 먼저 인사 건네는 게 어렵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별 것도 아닌 것 때문에 트집 잡혀 미운털 박히고 싶지 않다면 무조건 방긋방긋 웃으며 먼저 인사하라. 같은 팀원들, 동기들, 옆 부서 부장, 청소 아주머니 등 회사에서 마주치는 모든 인격체에게 망설임 없이 먼저 웃는 얼굴로, 큰 소리로 꾸벅 인사하라. 생각도 고민도 말고 그저 반사적으로 인사하라.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당신은 어느새 '인사성 밝고 싹싹한 그 친구'로 소문나 있을 것이다. 인사를 안 해서 손해인 경우는 많아도 과해서 손해인 경우는 없더라. 



두 번째, 무조건 물어봐라

그런 말이 있다. 몰라서 물어보면 이것도 못하냐고 타박을 받고, 알아서 눈치껏 하면 왜 네 마음대로 하냐고 욕을 먹으니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하냐고. 공감 가는 말이지만 그래도 답을 고르자면 타박을 받더라도 무조건 물어보는 편이 맞다. 당신은 신입이고,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한 번 말해줬을 때 찰떡같이 기억하고 알아서 매뉴얼대로 잘 한다면 그보다 기특할 수 없겠지만 인간은 그리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때로 사수가 두번, 세 번 말해줬는데도 가물가물 기억이 나지 않을 수 있다. 사수의 인품과 그날의 기분에 따라 욕 한 바가지와 눈칫밥을 얻어먹을 각오를 하더라도 무조건 물어보라. 제발 혼자서 그 어떤 것도 알아서 하려고 하지 말아라. 일이 크게 잘못됐을 경우, 당신이 누군가에게 물어보았다면 그 책임은 윗사람에게 가겠지만 알아서 했을 경우 온전히 홀로 모든 잘못을 떠안아야 한다. 잘 모를 때뿐만 아니라 99%의 확률로 이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1%의 의심이 가는 경우에도 꼭 재차 확인 후 일을 진행하라. "죄송하지만, 이걸 이러이러하게 진행하는 것이 맞나요?", 또한 이전과 99% 비슷한 상황인데 1%가 다를 경우에도 꼭 되물어라. "이 부분이 조금 다른데, 이전에 알려주신 것처럼 똑같이 하면 될까요?" 어린아이처럼 무작정 "이거 뭐예요? 저거 뭐예요?" 식의 질문을 던지는 게 아니라면 오히려 당신은 꼼꼼하고 야무진 신입사원으로 각인될 것이다.



세 번째, 무조건 막내를 자처해라

실제 나이가 막내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같이 들어온 동기가 여럿 있어도 마찬가지다. 항상 몸을 사리지 말고, 스스로 막내 중의 막내라고 생각하라. 서글프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빠릿빠릿하고 눈치 있고 예의 바른 사람이 항상 사랑받는다. 같이 밥 먹으러 가면 먼저 물컵에 물 따르고 휴지 깔아 수저 세팅하자. 셀프바가 있으면 말없이 벌떡 일어나서 가득 떠 오고, 반찬이 비어 가면 "사장님! 여기 깍두기 좀 더 주세요!" 우렁차게 외치라. 나보다 훨씬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잘 하는 동기가 있는가? 아니면 혹은 내 선임이 그러한가? 그렇다고 가만있지 말고 하나라도 거들려고 해라. 슬쩍 눈치 보며 다른 사람이 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아무도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지만 다 보인다. 개인 그릇에 떠먹는 메뉴를 먹을 때면 아무리 괜찮다, 먼저 먹어라 해도 끝까지 손사래 치며 양보하고 기다려라. 카페에서 진동벨이 울려 누군가 벌떡 일어나면 손이 필요 없더라도 "제가 가져올게요!" 외치며 따라가라. 겉으로는 "어유, 괜찮다니까 정말"을 말하더라도 다들 속으로는 '저 신입사원 가정교육 참 잘 받았네, 사람 괜찮네-' 생각한다. 사실이 그렇다.



네 번째, 무조건 튀지 말아라

함께 입사한 신입 A와 B가 있다. A는 모든 면에서 무난하다. 사람도 성실하고, 시키는 일도 곧잘 하고, 누구와도 갈등 없이 그럭저럭 팀에 잘 녹아든다. 반면 B는 개성이 뚜렷하다. 할 말은 해야 하는 성격이고 기대한 것 이상으로 야무지게 일처리를 잘 해 온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건 어떨까요? 저건 어떨까요? 그 방법보단 이게 효율적일 것 같아요. 각자 장단점을 가진 둘이지만, 만약 한 명만 정직원 전환이 된다면 누가 뽑힐까? 단연 A다. A가 B보다 잘나거나 똑똑해서는 아니다. 다만 직장 내 여러 사람들에게 A는 비슷한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괜찮던데." "무난해요." "시키는 건 잘 하던데?" 다들 B0-A0 사이의 점수를 매겼을 것이다. 반면 B와 같은 스타일은 호불호가 뚜렷이 나뉜다. "똑똑하고 빠릿빠릿하지" "주관이 좀 강하던데" "난 그런 애 피곤하더라" 아마 F에서 A+까지, B의 점수는 천차만별일 것이다. 설사 평점은 B가 높을지라도 회사에서는 A를 뽑을 것이다. B를 뽑는 데는 많은 리스크가 감수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나 혼자 튀고 잘난 사람보다는 두루뭉술하게 여기도 저기도 잘 어우러지는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한다.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 명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불협화음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뛰어난 나의 능력을 뽐내고 싶더라도 너무 미리 많은 것을 보여주지는 말자. 앞으로도 얼마든지 드러낼 기회가 많을 것이다.   



다섯 번째, 무조건 믿지 말아라  

직장에서 내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 표정과 뉘앙스는 나노 단위로 분석되고 수집되어 마치 확성기에 대고 사내방송을 한 것처럼 모든 이들에게 쉽고 빠르게 노출된다. 심지어 내가 말한 그대로도 아닌, 와전되고 과장된 말도 안 되는 가십 버전으로 진화해 있을 것이다. 아무리 나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고 허심탄회하게 먼저 불만을 털어놓고 가벼운 한 마디 동조를 원하는 눈치라 한들 넘어가서는 안 된다. 꼭 그 사람이 실제 나쁜 의도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말이라는 것이 가진 속성이 참 그렇다. 한 입에서 두 입으로 옮겨 가고, 건물 한 층을 한 바퀴 빙 돌 때쯤이면 처음의 모습은 온데간데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왜곡되어 있는 것이다. 직장에서 오늘의 동료는 내일의 원수가 되었다가 또 글피에는 절친이 되기도 한다. 아무리 친하고 가까운 사람이라 한들 항상 경계를 놓지 말고 말조심을 하자. 직장에 대한 험담은 오직 직장과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 가족이나 친구, 애인에게만 늘어놓는 것이다. 누군가 신나게 뒷담화를 하더라도 어설프게 맞장구치지 말고 그저 "그런 일이 있었군요" "아 그렇구나" 정도의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자. 아무도 몰라주는 것 같겠지만 분명 당신의 우직함이 보상받는 날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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