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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준 Nov 12. 2020

동네

10년간 살고있는 동네. 최근들어서야 조금씩 호감형이 되간다. 이십대 후반에 들면서 푸릇푸릇한 자연에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시끄럽고 북적거리던 공간보단 조용하고 한적한 곳들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고, 그에 어울리는 팝송들로 핸드폰을 채워나간다. 짙푸른 바다 위 네모난 각진 방안엔 이 동네에서의 10년이라는 시간과 같이 자란 모델의 “나”와 현재의 “나”라는 자아가 마주보고 테이블에 앉는다. 나는 맞은편에 앉은 “나”임과 동시에 제 3자의 “나”로써 그들을 바라본다. 공기의 농도는 불안과 설렘 속 짙었고, 무수한 활자들과 옷가지들, 알 수 없는 액체들이 공중에 흩날린다. 있는 그대로 혹은 잊는 그대로의 나와 순수하게 마주보는데 7개월이 걸렸다. 방황 속에서 느낀 감정들을 실체로 나타내는 작업들을 지속하였고, 그로인해 뿌옇던 안개가 조금씩 천천히 걷히고 있다. 안개가 다 걷히고 보이는 시야의 빙하는 n극일까 s극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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