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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준 Jan 03. 2021

최선

처음 파리에 갔었을  였다. 한국에서 미리 미팅을 잡아 놓았던 일정들 이외의 에이전시들에도  라는 존재를 알리기 위해 발품을 팔며 뛰어다녔었다. 파리에 가기  미리 구글맵으로 서칭을  놓은 탓에 위치는 어렵지 않게 찾을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위치가 아니었다. 막상 도착한 파리의 건물입구엔  많은 동그란 버튼들이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한국에서 흔히   있는 아파트 현관문의 비밀번호패드 같은  이었는데 한국과는 다르게 숫자가 없었다. 경비실 호출버튼을 찾아보았지만 그런  있을 리가 없었다. 일단  발자국 물러나  있었다. 오로지 건물의 직원들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만든 시스템이었다. 그들만 아는 버튼의 조합을 누르던, 카드키를 찍고 들어가던 해야했기에 내가   있는 방법은 없었다.  지친 몸과 마음에 주위만 서성이다 결국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오곤 했다. 그렇게  자책하며  많은 기회를 스스로 흘려보냈다.


 번째로 파리에 갔을 때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건물들의 입구는 여전히 두꺼운 입술로 침묵했다. 하지만  마인드는 많이 바뀌어져 있었다. 저번 시즌에 날렸던 기회들의 소중함을 너무나도  알고있었고 경험을 통해 얻은 자신감이 고스란히 몸에 배어있었다. 문은 여전히 내가   없었지만  뒤돌아가지 않았다. 입구에 서서 기다리니 궁금했는지 건물 내부에서 직원이 나와 문을 열어주었다.  외의 다른 몇몇 회사입구에서도 같은 상황을 겪었었는데 간혹 운좋게 건물로 들어오고 나가는 직원들 틈에 섞여 몰래 잠입하기도 했고, 에이전시의 번호로 무턱대고 전화해 문을 열어달라거나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도 하였다. 사전에 약속된 미팅을 잡지 않은 상황이라 결국 열어주지 않은 회사들도 있었는데 “한국에서 13시간 걸려 당신들 만나려고 왔다.  3분만 시간을 달라.” 하니  열정을 알아봐주곤 열어준 회사도 있었다. 그렇게 지난번에 놓쳤던 기회들을 후회없이 되찾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언어소통도  안되면서 어떻게 그런 자신감이 있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포기를 한다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포기를 하기 전에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떻게 행동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최선의 기준은 각자 다르지만 분명한건 자신과 타협하지 않고 내가 정말로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후회는 남지 않는다. 만약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길인지 햇갈린다거나 좋아하는 일에 진전이 보이지 않을   최선을  해보길 바란다. 그게 어떤 일이든 인생에서   다시 오지 않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보이지 않던 새로운 길이 보이고 닫혀있던 문이 열릴 것이다. 새로운 길을 걷고 열린 문을 당당히 들어갈  있는 용기는 덤이다.


 최선을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실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그거 최선   한거라고. 정말 최선을  했다면 실망할 이유도 미련도 없다고. 그래도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나지막한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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