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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준 Jan 27. 2021

제주행

 20 후반을 살고 있는 지금, 20 초반과 달라진 점은  없이 많지만   윤곽이  들어나는  가지는 자연에 자연스레 시선이 가게  것이다.  달이 지나 따뜻하고 나른한 봄바람이 불어올 때가 오면 훌쩍 제주도로 떠나고 싶다.  1주일 정도만이라도 홀로.


 번의 제주도행 비행기를 타보았지만   좌석에는 항상 익숙한 얼굴과 함께였다. 다음에 가게  제주도는 낯선 얼굴과 조그마한 창문을 사이에 두고 앉아 떠나고 싶다.


오로지 나를 위한 여행. 나와 마주보며 이야기하고 돌아보며 잠시나마 회상에 잠기는 여행. 반짝이는 윤슬을 눈에 담고, 바다 내음과 바람의 향을 흠뻑 맡고, 흔들리는 나뭇잎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는 그런 여행. 에메랄드빛 바다와 그다지 멀지 않으며 인적이 드문   어딘가에 자리 잡은 숙소에 앉아  창밖의 고요한 풍경을 디저트삼아 커피를 홀짝이는 여행.  소란스럽지 않게 독서를 하는 여행. 슬리퍼 신고 나와 좋아하는 노래 들으며 가볍게 산책하는 여행.  시인지 알지 못해도 문득 노을이 빨갛게 들면 어림잡아 시간을 짐작해보는 여행.  모든 것들에 온전히 젖어 하얀 종이 위에 흩뿌리고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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