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을 먹고 혼자 카페를 가고 혼자 전시를 보고 혼자 산책을 하며 혼자 여행을 다닌다.
사람들은 묻는다. 어떻게 혼자 그렇게 잘 돌아다니냐고. 무슨 재미로 혼자 다니냐고. 심심하진 않냐고.
그럼 난 말한다. 재미로 다니는 게 아니라고. 나도 사람인지라 혼자는 정말이지 심심하고 외롭다고. 근데 그만큼 또 편한 게 없다고. 편함이 어느 순간 지속되다보면 외롭고 심심한 감정이 주위에 달라붙는데 그냥 그것들과 함께 다니는 거라고.
혼자라서 외롭고 여럿이여서 외롭지 않은 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외로움의 무게가 조금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이고, 아이러니하게도 좋아하지만 그만큼 두려워 애써 방관하고 있는 것 일뿐.
혼자 있다보면 종종 역설적인 사람이 되곤 한다. 앞 뒤 상황에 맞지 않게 이리저리 휘둘려 줏대 없는 사람이 되곤 하는데 그런 모습이 싫다가도 그마저도 매력으로 다가온다. 평생 안고 갈 숙제겠지만 선생님은 나고, 학생 또한 나다. 내주는 것도 풀어야 할 것도 그 문제들까지 모두 동일하지만 가끔씩 답은 다르게 쓰고 싶다. 그 모든 답들에 채점은 할 수 없겠지만 항상 빨간펜은 손에 쥐여져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