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준 Nov 12. 2020

나름

급한 문제가 생겨 오전 일찍 집을 나섰다. 10여분을 걸어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뒤 다시 10여분 간 버스를 타고 은행이 있는 건물에 도착했다. 건물 입구엔 방역복으로 무장한 남성 4명이 건물을 통제시키고 있었다, 간밤에 건물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 건물자체를 당분간 폐쇄시킨다고 하였다. 아까운 시간과 돈을 허비했다는 생각에 허탈해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잠실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한정판신발을 응모했지만 재빠르게 떨어졌다. 잠실에 도착하여 갔던 은행에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출근하기까진 시간이 조금 남아 지하상가의 중고서점에 들러 책 한권을 샀다. 근처의 속옷가게와 편의점에 들러 흰양말과 커피,젤리도 사고 밖으로 나왔다. 내 마음과반비례하는 말끔한 가을날씨를 벗삼아 근처 석촌호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었다. 읽는 도중 핸드폰 알람이 와서 보니 저번달에 보았던 자격증시험 2차에서 탈락했다는 문자였다. 합격했을거라 생각했던터라 확인해보니 1문제 차이로 떨어졌다. 핸드폰을 가방에 넣고 호수를 바라보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전체적으로는 원하는대로 흐름이 흘러가진 못했지만 오히려 문제가 생겨 오전에 일찍 일어났던 탓에 이렇게 시간이 생겨 좋은 날씨에 좋은 풍경을 보며 좋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어떤 일을 겪던간에 생각하기 나름이고 긍정적인 시선에 포커스를 맞추면 그 과정속에서 자그마한 것이라도 좋은 경험과 좋은 자극이 된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긍정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은 주위사람들에게 그 시너지가 확연히 들어난다. 경험을 되게 중요시 여기는데 좋은 경험과 나쁜 경험을 구분짓는 건 정말 한 끝 차이의 생각이다. 좋은 경험은 이미 좋은 경험이고 나쁜 경험은 좋은 경험으로 바뀔 충분한 여지가 있다.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은 주변의 관계나 자기자신에게도 의구심이 들고 불안하지만 긍정적인 사람은 항상 분위기에 여유가 있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여유가 없어진다고들 하지만 그런 때일수록 좋은 시너지로 좋은 영향력을 풍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초록색 인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