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시절 동네의 한 피자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친해진 인연으로 자주 만나진 못하지만 10년째 편하게 모임을 갖는 지인들이 있다. 동갑내기 친구 한 명과 4명의 형, 누나들. 그중 한 명의 누나가 작년에 결혼을 했고, 오래간만에 울린 단톡방의 알람은 동갑내기 친구 또한 곧 결혼을 한다는 소식이었다. 식사 약속을 잡고 청첩장을 전해 받은 뒤 몇 일후 결혼식 당일이 되어 식장으로 향했다.
친구의 결혼식은 처음이었기에 어딘가 색다른 느낌이 없진 않았지만 이젠 결혼을 하는 게 어색하지만은 않은 나이라는 걸 알기에 현재 여자친구가 없는 나로선 조금은 슬프기도 했다.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한 쌍의 연인은 웃으며 입장 후 주례 선생님 앞에 섰다. 주례는 신부님이 봐주셨는데 신부님의 인사말이 참 기억에 남았다. ‘서로 각자가 화려하게 빛을 내는 태양이나 별이 되는 것도 충분히 멋있고 좋지만, 그보단 새까만 밤하늘과 배경이 되어라.’라고 하셨는데 자신보단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해 주는 관계를 위해 노력하라는 말씀이 참 진중하고 멋있는 마인드라고 생각 들었다. 보통의 사람들은 항상 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한 발짝 뒤에서 주변을 배려하다 보면 나에게도 그리고 상대방에게도 진정으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좋은 생각, 좋은 태도, 좋은 관계는 곧 한 줄의 끈으로 이어져있다는 것. 그럼으로 인해 그 끈은 온전히 내가 되고, 다른 끈을 엮을 수 있는 것도 나라는 것. 참 멋진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