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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준 Feb 27. 2022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냐 말한다면 어둑한 조도와 잔잔한 재즈 또는 적당히 힙스러운 음악, 과하지 않은 우디한 향과 어울리는 맛있는 커피 그리고 적당히 드라이한 와인이라고 말하겠다. 무채색의 그림보단 알록달록한 색감의 그림이, 살색보단 그 위에 새겨진 타투를, 진한 향수보단 서점의 책 냄새를 더 좋아하며 말하는 것보단 듣는 것을, 동그라미보단 각진 네모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을 구체화하고 그 구성을 더 깊게 좋아하려 하는 요즘이다.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과 턴테이블을 샀고, 좋아하는 와인 수업을 들으며 공부를 시작했다. 내 몸에 새겨진 타투들을 실체로 나타나게 했으며 좋아하는 동네에서 내 취향의 조도와 노래를 맛보며 일한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러고 보니 올해가 벌써 두 달이 지나가고 있고 그 사이에 새로운 좋아함이 세 번이나 찾아왔다. 각각의 결은 다 다르지만 현재 진행 중인 좋아함은 시간이 지나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궁금해지는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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