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을 하다 보면 이상한 촉이 생긴다.
오늘은 왠지 일이 꼬일 것 같은 날.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날.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런 예감은 잘 틀리지 않는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었다.
안경이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다. 오후 5시.
‘좋아, 퇴근 전에 슬쩍 다녀오자.’
마음속으로 계획을 세우려는 찰나,
문득 머릿속에서 삐끗—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혹시 오늘 물류가 안 온 거 아냐?”
그 불안한 예감은… 역시 틀리지 않았다.
전화하니 돌아오는 대답은 익숙하고도 피곤한 목소리였다.
“오늘 배송이 좀 늦어요~”
‘그래도 6시까지는 오겠지. 설마 7시?’
나름 희망적인 예측을 해본다.
그리고 정확히 7시 도착.
그 순간 나는 이미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왜냐면, 7시부터는 저녁 먹고 들를 손님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깡촌 시골밤의 저녁은 예측 불가다.
허탈한 마음으로 창밖을 보다가
문득 옆집 삼겹살집에 불이 들어온 걸 봤다.
‘아… 저긴 맛있겠지…’
시간은 저녁7시 50분.
손님은 없다.
“에잇, 오늘은 그냥 저녁이라도 제대로 먹자.”
아껴두었던 닭발을 꺼냈다.
열심히 볶고, 차디찬 소주를 옆에 세팅해서 방으로 들고 갔다.
조명도 끄고,
드디어 ‘극웅’s happy time’ 시작이다.
그러나 그때.
쿵.
쿵.
어?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
‘설마 아니겠지. 기분 탓이겠지.’
그래서 무시하고 소주 한 잔을 따르려는 순간,
전화가 울렸다.
“어디냐? 나 지금 카페 앞인데 왜 문 닫았어? 지금 8시 3분이다, 문 열어!”
아는 형님의 목소리.
아아.
이건 피할 수 없다.
시골의 닫힌 사회에서 이분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결국 조명을 다시 켰다.
다시 앞치마를 둘렀다.
그리고 다시 커피를 내렸다.
그렇게 10잔을 팔고,
밤 9시 20분에 마감했다.
왜 손님들은 기다릴 때는 오지 않고,
오지 않았으면 하는 시간에 오는 걸까.
정말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가 않는다.
방으로 돌아왔을 때,
나를 기다리고 있던 건 다시 따뜻해지지 못한 닭발이었다.
그리고 미지근해져버린 소주.
식은 닭발.
눈물 젖은 소주.
하지만 아직까지는 매출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는 빚이 있기에,
다음에 이런 일이 벌어져도 나는 아마 손님을 받을 것이다.
그래도 작은 소망이 있다면.
이렇게 특별하게 준비한 음식과 소주를 먹으려는 날에는 조금만 늦게,
아니 조금만 일찍 와주셨으면 좋겠다.
그날의 나는
식은 닭발과 미지근한 소주로 하루를 마감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역시, 자영업자의 불안한 예감은
이상하게 잘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