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Knight, Queen, King
코트 카드에는 다른 메이저/핍 카드에는 없는 하나의 독특한 체계가 존재한다. 바로 "계급"이다. 사실 계급이라는 말을 임시로 쓰고는 있지만, 그리 적절한 표현은 아니다. 코트 카드의 4계급들은 단순한 "상하 서열"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던 타로를 실전에서 운용하다 보면, 번번찮게 페이지나 나이트가 퀸이나 킹보다 더 유리하거나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하는 경우가 있다. 혹은, 킹이나 나이트, 퀸이나 페이지 등 특정한 계급들끼리 서로 조화를 이루거나, "협력"하는 경우들도 심심찮게 보여진다.
타로의 코트(Court) 카드의 4계급은 다음과 같다 :
1. Page(페이지) : 시종, 하인, 견습기사
2. Knight(나이트) : 기사
3. Queen(퀸) : 여왕
4. King(킹) : 왕
오쇼젠 타로의 코트 카드들에도 이러한 위계는 존재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오쇼젠 타로는 본래의 모던 타로의 코트 카드만의 독특한 계급에 따른 상징적 의미를 별도로 부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증거로, 4대 원소 각각에 대해서는(불, 물, 구름, 무지개) 비교적 상세히 별도의 지면을 할애하여 설명하는데 비해, 4개의 계급들의 특성에 대해서는 설명을 생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원소의 경우에는 비교적 접근하기가 용이한 개념이지만, 계급의 경우에는 상당히 이해하기가 까다로운 특수한 개념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러한 계급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오쇼젠 타로만의 독특한 영적인 "메커니즘"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본격적으로 서술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이 4개의 계급들에 대해서 상세히 다뤄보기로 한다.
먼저, 계급 자체가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계급이라는 것은 단순히 "상하 서열이나 위계"가 아님을 최우선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즉, 코트 카드 시스템은 왕이 일방적으로 시종을 부려먹거나 상급자가 무조건적으로 하급자에게 명령하는 그런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그러한 단순한 방식이었더라면, 모던 타로의 제작자들이 굳이 코트 카드 16장에 인물의 "방향성"을 추가하는 시도를 하진 않았을 것이다.
첫째로, 계급은 "인물", "자아(ego)", "인격"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른바 "캐릭터성"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 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에고 자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즉 표면적인 개체의식으로서의 자아나 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어떤 고유한 인물이나 인격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사의 경우, 해당 원소(에너지)를 어느 정도 독립적으로 다룰 수 있는 능력(힘)을 갖추고 있으면서, 동시에 자신만의 힘으로 (아직 소유하지 못한)자기만의 기반을 형성하기 위하여, 외부로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이동하며 활동을 펼쳐나가는 그러한 인물이나 성격, 성향, 인격 등을 상징한다. 만약 이것을 영적인 의미에서 본다면, "순례자" 같은 상징들과도 연결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인격"을 갖느냐, 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 인격은 단지 자아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영혼과 영의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영혼과 영도 결국에는 인격이다. 오해하지는 말라, 단순히 "주관성"이라는 뜻은 아니다. 주관성이라는 것은 그저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사람 내부의 작동 메커니즘" 같은 것이고, 인격이라는 것은 살아 있는 것이다. 한 존재가 자아/타자/세계와 고유하게 관계를 맺고 자기 존재를 펼쳐나가는 그 고유성 자체, 이것을 내가 지금 인격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요즘 글을 쓸 수록 한국어가 점점 어려워진다)
다만 자아나 마음의 차원에서의 인격성과, 영과 영혼의 차원에서의 인격성은 상당히 많이 다르다. 물론 당연한 말이지만 오쇼젠 타로에서는 코트 카드 중 (그 특성상)구름의 원소의 네 계급에 해당하는 카드들(마음, 싸움, 도덕성, 통제)은 자아/마음의 차원의 인격을 나타내는 것이고, 나머지 12장의 코트 카드들은 대부분 영이나 영혼의 인격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무지개 원소의 네 계급의 카드들(모험, 여유, 꽃피어남, 풍요)도 어느 정도는 자아/마음의 층위를 반영하기는 한다.
이것을 단순한 목록으로 정리하면 :
1. 불의 원소의 네 계급(놀이, 강렬함, 나눔, 창조자) : 영(spirit)의 인격 100%
2. 물의 원소의 네 계급(이해, 신뢰, 여성성, 치유) : 혼(soul)의 인격 100%
3. 구름의 원소의 네 계급(마음, 싸움, 도덕성, 통제) : 자아(ego) 의 인격 70%, 마음(mind) 의 인격 30%
4. 무지개의 원소의 네 계급(모험, 여유, 꽃피어남, 풍요) : 혼(soul)의 인격 70%, 자아(ego)의 인격 30%
사실 이런 수치들로 정량적으로 계산하는 것은 영적 세계에서 거의 아무 의미가 없지만, 그나마라도 조금의 의미를 부여하자면, 초심자들에게 각 원소에 해당하는 코트 카드들의 특성을 대략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불/물의 원소는 순수한 영(spirit)/혼(soul)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영/혼의 인격을 100% 반영한다. 그러나 구름/무지개의 원소는 본래 모던 타로의 상징체계에서 "응용된(현실화된)" 원소, 즉 순수한 영/혼이 지상에 좀 더 가까이 내려온 상태의 영(구름)/혼(무지개)을 의미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혼탁해진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때, 구름의 원소는 본래 공기, 즉 검(Swords) 수트와 대응하는데, 연금술 상징에서 영이라는 것은 상/하 운동을 하며, 순수한 영이 지상에 내려오는 순간 "전적"으로 타락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혼의 경우에는 수평 운동을 하며, 순수한 혼이 지상에 내려와서도 어느 정도의 연결성을 유지하게 된다.
둘째로, 코트 카드는 "에너지"나 "힘"의 상태, 위계, 방향성을 의미한다. 이 또한 설명하기가 까다로운데, 예를 들어서 불의 원소의 경우, 불 자체가 갖는 고유한 에너지/힘이 있고(이에 대해서는 <선의 영혼이 깃든 타로> 책에서 불의 원소 설명 파트를 참고하면 된다), 이 고유한 에너지/힘을 "어느 수준으로" 다룰 것인지, 혹은 다루고 있는지를 설명하며, 이 에너지/힘을 다루는 각 계급마다의 고유한 "성향(방식)"을 나타내는 것이다. 예컨대, 페이지는 불을 "가지고, 놀고, 배우고", 나이트는 불을 "휘두르고, 던지고, 뛰어들고", 퀸은 불을 "확장하고, 돌보아 양육하고, 능숙하게 다루고", 킹은 불을 "완전히 지배한다." 이 설명 자체는 상당히 불만족스러운 것이기는 하지만, 대략 이러한 느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페이지에서 킹으로 갈수록 에너지/힘을 다루는 "출력값"도 질적으로 상승한다. 예컨대 페이지가 원소의 에너지/힘을 20~30% 수준밖에 다루지 못한다면, 나이트는 40~50%, 퀸은 70~80%, 킹은 100%를 다루는 식이다.
이것을 명확하게 정리하면 :
1. 에너지/힘의 "상태" : 출력값, 0~100%까지 단계적으로 상승.
2. 에너지/힘의 "방향" : 원소를 다루는 계급마다의 고유한 방식/특성.
상태 + 방향 = 인격, 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즉, 원소의 고유한 에너지/힘의 출력값에 해당 계급만의 고유한 방향성이 더해짐으로 인하여 각 카드의 고유한 인격이 형성되는 것이다.
셋째로, 계급 자체의 상징성이나 의미가 존재한다. 이것은 생각보다 꽤 쉽다. 대략 다음과 같다.
1. 페이지 : 배우는 단계, 학생, 견습생, 미숙함, 성장 가능성, 잠재성.
2. 나이트 : 실무자, 독립성, 활동, 운동, 진출, "에너지/힘을 독립적으로 다룰 수 있는 상태."
3. 퀸 : 중간 관리자, 내부자, 경험/경력이 풍부함, 성숙하고 깊이 있음, 노하우, 양육, 돌봄, 성장케 함.
4. 킹 : 공식적인 대표자, 전문가, 원론, 본질, 에너지/원소를 완전히 지배/장악함.
쓰고 나서 보니까 정작 쉽지는 않은 것 같다. 한 번 이해하는 것이 어려울 뿐, 계급 자체의 고유한 특성을 이해한다면 나머지는 그리 어렵지는 않다. 페이지는 아직 배우는 중이니까 미숙하지만 잠재성이 뛰어난 것이고, 나이트는 이제 독립적으로 활동할 만큼 에너지/힘을 충분히 다루니까 그 힘을 바탕으로 돌아다니면서 자기 기반을 형성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고, 퀸은 경험과 경력이 풍부하니까 전문성과 깊이를 더하여 양육하고 성장시키고 확장하는 것이고, 킹은 모든 것이 완성되어 대표자, 전문가로써 자리매김하며 에너지/힘을 완전하게 실현시킨 상태인 것이다.
계급에 대해서 알아둬야 할 "규칙"들도 존재한다.
1. 계급은 무조건적인 상하 서열이 아니다. 때로는 페이지가 왕을 이길 수도 있다.
2. 계급이 높다고 하여 무조건 "좋은" 것도, "옳은" 것도 아니다.
3. 계급들끼리는 서로 충돌하거나, 부딪히거나, 조화를 이루거나,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관계성)
여기서 마지막 3번이 핵심 중의 핵심인데, 실제로 모던 타로의 실전 운용에서도 코트 카드끼리 만났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 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예를 들어 연애 문제에서는 여자가 Qc/Qp인데 남자가 Pc/Pw라면, 비교적 이상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전형적으로 경험 많고 아름다운 여성이, 아직 서투르지만 매력 있는 연하의 남성을 "양육하듯이" 만나는 과정이며, 비교적 조화와 시너지를 이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Ks / Nw 같은 관계라면 서로 굉장히 부딪히고 충돌하게 될 것이다. 한 쪽은 지배하고 통제하려고 하고, 다른 한 쪽은 계속해서 부딪히고 충돌하려고 하니까.
오쇼젠 타로에서도 이러한 코트 카드들끼리의 "관계성"을 읽어내는 연습을 한다면, 생각보다 굉장히 풍성한 숨겨진 의미들을 많이 파악해낼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도덕성" 카드와 "놀이" 카드가 만난다면, 이것은 직관적으로 "지나치게 규칙/원칙에 집착하며 자기를 억압하고 있으니, 이를 놀이하듯이 즐기는 의도/의지로 내려놓고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우라"는 메시지가 된다. 이 점에서 도덕성 카드의 "숨겨진 원인"은 아마도 "죄의식(8s)" 카드가 될 것이다. 즉, 윤리/도덕 등의 원칙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이것에 광적으로 분노하거나 혹은 자기를 억압하려고 드는 의도 자체가 바로 "죄의식"에서 기반하며, 이 죄의식은 "두려움, 공포, 불안"에서 근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놀이 카드는 이와 반대로 "의무나 책임이 아닌, 자기 존재를 표현하는 것을 즐기는 순수한 의도"로써 "불의 씨앗(불씨)"이니, 도덕성의 억압과 집착을 "녹여줄" 수 있는 좋은 조합이 된다.
오쇼젠 타로는 원래 한 장씩만 뽑으라고 있는 카드가 아니다. 각각의 카드들의 의미는 사실 마음공부나 영적인 공부/수행을 오래 한 사람들에게는 별로 낯설 것이 없는, 이미 어디서 다 배운 의미들이다. 중요한 것은, 각 카드들끼리의 연결을 통하여 특정한 인물/상황 등에 대한 "고유한 의미"를 연결해내는 과정이다. 바로 이 점에서 타로 리더의 역량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며, 바로 이 "연결성"에서 코트 카드가 하는 역할은 보다시피 대단히 중요하다.
영적인 의미에서, 계급들은 "영적 자아의 단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페이지의 영적 자아는 "순수힘"이다. 이것은 마치 세속적 자아(ego)와 마음(mind)이 세계와 삶을 전쟁터로 인식하며, 자신을 전쟁터에 선 병사로 인식하는 것과 정반대이다. 세속적 자아로 삶을 살아갈 때, 삶은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는" 공허와 허무와 불안의 전쟁터이며, 매 순간을 끊임없이 "감시, 통제, 억압"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어른"이라는 인식이다. 어른이 되면 철이 든다, 고 할 때의 그 철듦은 사실 영적 성장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퇴보"에 가깝다. 그러나 페이지는 영적 성장의 첫 걸음이며, 세속적 자아 안에 숨겨진 영적 자아가 최초로 싹을 틔우는 단계다. 이 첫 걸음은 바로 순수성, 즉 "아무것도 감시/통제/억압할 필요가 없다"는 것과, "나는 어린아이처럼 배우고, 놀고, 자유하기 위해" 태어났음을 받아들이며, 그러한 "내려놓고 자유롭고 가벼운 의도"를 배워가는 과정인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페이지는 어떤 의미에서 킹보다도 더 중요하다. 예컨대, 불의 페이지를 나는 "기쁨"이라고 부르는데, 이 기쁨은 "순수하게 자기의 영을 표현하고 표출하는 자유로운 의도"이며, 이것이 바로 불의 킹, "창조자"와 연결되는 것이다. 자기의 영을 순수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그 기쁨이 없다면, 내 안의 영(spirit)은 절대로 "완성"될 수가 없다. 이것은 요한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증언하신 아버지와의 하나됨과 절묘하게 연결된다. 잘 보라, 그분은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신다"고 했다. 이 말이 무슨 뜻인가? 예수님께서 아버지 안에 계신다는 것은, 그분께서 아버지의 품 안에서 편안하게 휴식하고 그 안에서 아들(아이)로써 순수하고 자유롭게 계신다는 뜻이다. 바로 이 "품 안에 있음"으로 인하여, 아이러니하게도 그 아이의 본성 안에 "아버지께서 계심"이 실현된다. 왕이 내 안에 거하게 되며, 아이의 인격을 통하여 왕의 의지가 펼쳐지고 드러나고 실현되는 것이다.
세상은 어른의 인격이 왕(주님)의 존재를 드러낸다고 여긴다. 그래서 어른으로써 신앙 생활을 하려고 한다. 어른으로서의 신앙 생활이란 무엇인가? 전쟁을 치르듯이 공부하고, 읽고, 훈련하고, 반복하고, 투쟁하는 것이다. 어리석고 또 어리석다, 주께서는 오직 "그분을 순수하게 사랑하고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통해서만 드러나시는 법이다. "왕은 오직 시종을 통해서만 온전히 드러나신다." 이것은 내게는 너무도 쉽게 이해되는 진리인데, 공부의 초기 단계에 선 분들은 깊이 묵상하셔야 할 주제이다.
나이트의 영적 자아는 "운동성"이다. 원소의 에너지/힘을 "온전하게 펼치고 드러내는 것"이다. 이 단계에 이르면, 그저 순수하게 즐기고 놀 뿐 아니라, 원소의 에너지/힘을 "책임감"을 갖고 한 존재(사람)로써 독립적이고 능동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펼쳐나가게 된다. 이제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일이라고 하여 세속적인 의미처럼 의무나 책임, 즉 "해야 한다, 하지 않으면 안 된다"가 아니다. 세속의 책임은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이라면, 영적 자아로서의 나이트는 "이것은 나의 유희이자 놀이이지만, 더 깊고 큰 놀이를 위해서는 다소 간의 어려움을 겪더라도 꾸준히 책임감을 갖고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에 가깝다. 나이트의 핵심은 독립성, 주체성이다. "나"로써, 삶을 살아가게 되는 힘. 따라서 불의 나이트는 "강렬함"이며, 직진성이고, 과감성이다. 이제 불의 의지는 자유롭고 순수하게 기뻐하는 것을 넘어서, 자기 안의 의지를 가장 맹렬하고 단호하게 세상을 향하여 펼쳐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 어떤 것도 걸림이 없다. 의심이나 불안 따위는 없다. 기쁨이 열망으로 상승한 것이다. 불의 "출력값"이 높아진 것이다.
대부분의 세속적 자아의 수준에 머무르는 "어른"들은, 애시당초 어릴 때 부모에게 의존하며 살아가는 그 나약함과 의존성으로부터 단 1%도 성장을 하지 못했다. 다만 육체적인 조건과 환경에 따라서 생존하기 위해 적응했을 뿐이다. 그러나 나이트로서 영적 자아는 이제 "내가 살아간다, 나의 삶이다, 나의 살아 있음이다"는 명확한 인식이 생긴다. 이렇게 홀로 글쓰고, 증언하고, 기도하고, 묵상하고, 은밀히 사명을 수행하는 것, 신을 사랑하고 신성을 열망하며 진리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 이것이 나의 삶이고, 나는 이것을 전적으로 뛰어들며, 이 과정에서의 어려움조차도 즐거워하며 받아들인다. 이것이 영적 자아로서의 독립성, 주체성이다.
퀸의 영적 자아는 "성숙함"이다. 이제 내적인 깊이가 생긴다. 자기 안에서 이루어지는 보이지 않는 현상들을 깊이 자각하고, 거기에 몰입하며, 에너지/힘은 이제 매우 안정적이고 성숙해진다. 마치 장작에 불을 붙이면 처음에는 스파크가 튀고 불안정했다가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불 자체가 매우 안정화되는 그러한 단계와 유사하다. 퀸은 성숙한 경험자이다. 그는 성장하고 공부하고 수행함에 있어서 깊이가 있고, 경험이 풍부하며, 자기만의 에너지/힘을 다룸에 있어서 매우 능숙하고 솜씨가 좋다. 그리하여 그는 이제 더 이상 자기 혼자만의 삶을 감당하기에는, 여기까지 성장해오면서 얻은 결실들이 너무 많다. 혼자서 쓰려면 나이트 수준으로도 충분하고도 남는데, 퀸이 되면서 여분의 에너지/힘이 생겼다. 그리하여 이제 퀸의 목적은 "독립성, 주체성"에서 진화하여, "성숙, 성장, 돌봄, 양육, 확장"으로 나아간다. 돌보고, 양육하고, 키워내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퀸은 분명한 자기만의 고유한 내적인 "영역"이 있다. 여왕의 정원에는 초대받지 않은 자는 들어갈 수 없다. 그 영역 전체가 여왕의 고유한 힘이자 권위이다. 여왕은 키우고, 돌보고, 양육한다. 깊이를 더하고, 성숙하며, 안정적이고, 몰입하고, 자신의 에너지/힘을 내/외부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
킹의 영적 자아는 "완전한 실현"이다. 내 안의 영/혼이 이제 완전히 "실현"된 것이다. 페이지의 잠재성, 가능성이 킹에 이르러서 완성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킹은 "에고"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자아, 즉 "나"라고 부르는 것은 페이지나 나이트에 가깝다. 퀸부터는 "내 안의 나"이며, 킹은 특히나 "내 안의 나"가 가장 높고 완전하게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것은 설명하기 힘든 감각이다. 내 안의 완전한 참나가, 외부적이고 표면적인 자아를 통하여 모습을 드러내고 활동한다. 이때, 왕의 "지배력"은 절대적이다. 이제 원소는 완성되었고, 에너지/힘은 완전하게 실현되었다. 그 영향력이 주변을 장악하고, 왕의 영역을 선포하게 만든다. 왕이 있는 곳에서는 왕의 의지와 명령이 절대적이다. 그는 시공간을 지배하고 장악하기 시작한다.
이 네 단계의 영적 자아는 "시간적인 순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페이지, 나이트, 퀸, 킹이 모두 "동시에" 존재해야 한다. 이것은 설명하기 힘든 감각이다. 내 안에는 자유롭고 순수하게 기뻐하는 인격과,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인격과, 성숙하고 깊이 있으며 돌보고 키우고 성장하고 몰입하는 인격과, 완전한 의지로써 지배하고 통치하고 다스리는 인격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들 네 인격들이 내 안에서 상호 간에 정교하고 입체적이고 구조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그 모습들이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과도 같다.
이들이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을 적에 그 순간만의 고유한 관계성과 정체성이 드러나는가, 에 대해서는, 영적 자아에 대하여 깊이 묵상하고 몰입하며 연구하고 탐구해야만 깨달을 수 있다.
이제 이것을 기반으로 코트 카드의 4개의 계급들에 대해서 다루어 보았으니, 아마도 다음번에는 4원소에 대해서 다루게 될 듯하다.
본격적으로 코트 카드 16장을 한 장씩 다루게 될 날을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