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참 기묘한 날이었다.
요즈음, 아침에 일어나서 기도하고, 출근해서 차에서 내리기 전에 기도하고, 점심시간에 식전기도하고, 혼자 차 안에서 점심 기도하고, 저녁에 잠들기 전에 기도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애초에 내가 남이 강요한 것을 순순히 들을 만큼 만만하지도 않다, 내게 명령하실 수 있는 분은 이 세상에서 삼위일체 하나님뿐이시다), 오히려 이렇게 '일상화'되는 신앙이 날 더욱 기쁘게 한다.
오늘 점심 때에도 차 안에서 매우 깊은 기도 가운데에서 눈물을 흘렸고, 오후에는 내 마음이 또 다시 보잘것없는 작은 일 하나에 걸려서 흔들렸고, 일주일의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안주에 술을 걸쳤다. 그러나 이제 그것이 행복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내가 쓴 모든 귀중한 보물 같은 글들은 상당수가 고백컨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쓴 것들이었다. 나의 주사는 찬양이었고 예배였다. 그러나 오늘, 집에 돌아와서 술을 먹는 것이 그저 습관처럼 관성처럼 느껴졌고, 더 이상 충만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가장 힘든 시기에, 그날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서 술 한 잔을 기울이면서 글을 쓰고 혼자 기도하고 예배하면서 흘렸던 모든 눈물들을 기억한다. 그 모든 날들이 내게 너무나도 기뻤고, 행복했고, 나의 소중한 보물들과도 같았다. 그러나 오늘 집으로 돌아와서 마시는 술은 더 이상 나를 그와 같이 충만하고 온전하게 기쁘게 하지 못했다. 이에, 내가 이제는 때가 돠었음을 직감하였다.
지난달 2월 25일 오전 07시 15분에 나의 반려묘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부터 나는 육식을 금하기로 결심했고, 40대 중후반 이후부터는 해산물과 유제품류도 끊은 채로 완전 채식을 하겠다고 잠정적으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임재와 역사는 언제나 내 예상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니, 오늘 밤에 갑작스럽게 나로 하여금 이 모든 것들을 결심케 하셨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증거를 남기기 위함이다. 물론, 취한 김에 쓰는 글은 더욱 아니다. 여호와의 이름 앞에 맹세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내가 감히 말하건대, 이 글을 읽는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의 현실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2026년 4월 1일부로 해산물과 유제품류와 육류를 섭취하지 않는 완전한 채식으로 전환하기로 결심했다.
첫번째는, 늙어서 순종하는 것은 순종이 아니라는 마음이었다. 그것은 저항하고 반항할 힘이 없으니까 그저 질질 끌려가는 것에 불과하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어떻게 여기시든 간에 그에 앞서서 내 자신이 스스로 용납되지 않았다. 나는 앞선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젊고 혈기왕성한 나이에", 나의 에고를 죽이고, 하나님께 순종하며, 내 이 청춘의 시기를 그분께 바치고 싶었다. 더운 김이 오르고 뜨거운 피에 적셔진, 나의 청춘 시기의 심장을 바치고 싶었다.
물론 내가 제정신이 아니란 건 잘 안다. 그래도 난 지금의 내가 기쁘다. 오늘의 결심도 그 일환이다. 언젠가 그리해야 한다는 건 오래 전부터 예감하고 있었으되, 나는 망설이지 않기로 했다. 지난 수 년간 나의 여정의 중대한 순간들에서도 나는 언제나 이와 같이 결심하고 행해왔다. 다만 이번의 결심이 내게 가장 큰 사건이었을 뿐이다.
나는 하나님께, 지금 시기의 나의 청춘을, 나의 생명을, 나의 심장을 바치고 싶었다. 내게 가장 절실하고,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을, 내가 너무나도 탐하고 싶어 미칠 것 같은 나의 가장 뜨겁고 가장 귀중한 것을, 내가 가장 아끼는 것을...... 그분께 드리고 싶었다.
감히 말하건대, 나의 하나님, 내가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을 용서하여 주소서. 내가 바치고자 하는 것이 내게 얼마나 절실하고 간절한 것인지를 당신께서 이미 아시나이다. 이에 기쁘게 받아주소서.
두번째는, 어떤 식으로든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올해 초에, 나는 지난 수 년간의 나의 무의식의 오랜 어두움을 정화하고 매듭짓는 과정들이 종료되고 졸업되었음을 직감했다.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신비 체험이며, 무어라고 증명할 수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다.
다만 그와 함께, 나는 모든 것은 육신으로부터 말미암는다는 확신이 있었다. 나는 영지주의자가 아니다. 육신 또한, 육의 체험 또한,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질서이며 오히려 육은 보이지 않는 영이 보이는 실체로 현현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라는 것을 나는 이미 알았다.
이에 만약 올해 내 생일이 내가 그토록 간절하게 바라왔던 그 뜻이 이루어지는 시간이라면, 나는 이것을 내가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그리고 이를 위하여 내 가장 귀중한 것까지 전부 포기할 각오가 되었다는 것을, 내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경고하고 싶었다. 세속의 삶은 내게 간절한 것이 아님을, 얼마든지 하나님의 명령이 내려올 때면 즉시 순종하여 모든 것을 버릴 각오가 되어 있다는 것을.
외부적인 삶의 큰 변화가 없다면, 그분께서 허락하시는 때에, 내가 먼저 일으킬 것이다.
세번째는,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다양한 이유들에 대한 것이다.
우선 나는 애초에 육식이 도움이 되는 체질이 아니다.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나는 채식주의자, 수행자로 선택받은 체질이었고, 최소한으로만 먹고, 맑고 가볍고 정갈하게 먹으며, 육보다 영을 추구하고 열망해야 하는 존재로 선택받았고 그리 지음받았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오히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십대 후반을 지나면서 지난 10여 년 동안 방탕하고 사치스럽게 육식과 인스턴트 음식 등을 많이 즐긴 편에 속한다. 이미 이만하면 더없이 방탕하게 살았다. 별로 아쉬울 것도 없다. 이제 나는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신 나이와 나란히 서게 된 것에 대하여 내 나름의 최소한의 책임을 질 것이다.
그리고 단식이나 수행식에 최적화된 체질이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아무 준비 없이 100시간의 단식을 하고도 거뜬했고(심지어 단식 중에 자주 산책하고, 운전해서 사우나까지 다녀올 정도였다), 몸이 가벼울 적에 나의 정신과 영혼이 더욱 예민하고 강렬해짐을 자주 느꼈다. 그리고 지금의 시기가 내 인생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면, 마땅히 이를 위하여 내게 덜 중요한 나머지 모든 것을 버리고 내려놓아야 했다.
최근에 내가 영적으로 매우 충만해지고 신앙이 깊어지면서, 이 시기에 무언가 중요한 것을 해야만 한다는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을 받았다. 내가 언제나 하나님의 음성을 예민하게 들었고 또한 들은 즉시 순종하였으므로, 이번에도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외려 2주 가량의 정리 기간을 허락해주신데 대하여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특히 오늘, 매우 명확한 계기와 신호를 허락하신데 대하여 참으로 감사드린다. 내 귀가 어둡고 어리석은고로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니, 포기하지 마시고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매우 쉽고 직관적인 응답만을 허락해주시라고 내가 기도한데 대하여, 그분께서 자비를 베풀어주셨다. 나의 하나님께서 나를 이와 같이 진실로 사랑하시니, 내게 너무나도 큰 영광이고 행복이다.
물론, 이제는 하늘의 별이 된 나의 반려묘에 대한 애도의 의식과 그 증거로서의 의미도 상당수 포함된다. 내가 이와 같이 젊은 시기에 나의 나머지 모든 것들을 하나님 앞에 제물로 바치고 희생한데 대하여, 혹시라도 쌓은 공로가 있다면, 나는 이미 지은 죄가 많은고로 그분께서 자녀로 불러주심으로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으니, 그 모든 공로들을 그 아이에게 주시기를 기도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육식을 하든 말든, 간섭하거나 참견할 생각도 없고, 비판하거나 강요할 마음은 더더욱 없다. 애초에 내가 그 정도로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나는 다만 나의 길을 걸어갈 뿐이다.
지금 시기에, 나는 다만 이와 같이 선택하고 결심하고 실행하고 싶었을 뿐이다.
여전히 나는 매우 두렵고, 무섭고, 떨린다. 나의 의지와 나의 능력으로는 절대 걸어갈 수가 없는 길이니, 나는 앞으로도 더욱 절실히 하나님께 기도하고 예배하며 의지할 것이고, 내 모든 삶의 순간들에서 성령께서 언제나 함께하시기를 기도할 것이다.
염치 불구하고, 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서도 내 결심을 응원해주시기를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