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단 한 사람에게라도 아버지의 음성을 전하기 위해서라면, 천릿길을 가라고 명령하셔도 기쁘게 받아들이겠나이다, 아버지께서 사랑하시는 영혼들에게 아버지의 음성을 전하는 이 일이 제 혼을 살게 하고, 저의 영을 영원히 살게 하나이다, 내가 감히 이 일을 크게 사랑하고 열망하여 이 생 전체를 바치기를 원하나이다......」
인간이 살아서 높고 완전하고 의로우신 분의 의지(WILL)를 따르는 것은, 매 순간이 "자기를 내려놓고 자기의 죽음을 통과하는" 가혹한 시련과 고난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길을 왜 가는가?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결국 나의 절실한 기도로써 답해주는 수밖에는 없다. 그대여, 길을 묻는 자여, 그대 가슴 안에는 그대의 혼의 심장을 뛰게 하고, 그대의 영이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히 살게 하는 그 기쁨을, 영광됨을 향한 뜨거운 불꽃이 있는가? 그리하여 그 일이 나의 영혼을 영원히 살게 한다는 선명한 자각이, 깨달음이, 확신이 있는가...... 이것은 더 이상 사람의 말로 어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언어와 논리와 지성으로 더 이상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 가난한 영혼이 옛 시대의 위대한 선지자의 영께서 선포하신 진리를 감히 흉내내어 고백하니, "그리스도와 함께 내가 못박혀 죽었으니,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내 안의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갈2:20)이며, 이로써 주님을 통하여 아버지 안에 거하며, 아버지께서 나와 영원히 함께하시며, 삶의 모든 순간마다 아버지와 동행하는 이 걸음들이, 삶(Life)의 모든 순간들이, 나의 영혼을 살게 하는 것이다, 나의 영혼을 숨쉬게 하는 것이다, 내가 살아 있음을, 위대하신 분께서 나의 영과 혼을 친히 창조하시고, 숨결을 불어넣으시고, 귀하게 먹이고 입히고 닦이고 돌보셔서 세상에 내놓으셨음을 내가 확신하는 것이다...... 그럴진대, 내가 이 길을 걸어가지 않고 어찌 더 이상 살 수 있겠는가. 이 일로 말미암아 내 인생 전체를 바치지 않는다면, 내가 공허함과 허무함과 쓸쓸함과 무의미함과 깊은 괴로움의 사망의 골짜기를 영원히 헤매고 방황하며 구원의 빛이 전혀 드리우지 못할 터이니, 나에게 어찌 선택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는가.
나는 모든 순간들을 다 기억한다. 아버지의 일을 처음으로 행했을 때의 그 놀라움을, 찬란한 영광을, 그날에 보잘것없는 이 가난한 영혼의 청을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들어주셨던 그 놀라운, 나와 아버지만이 알고 계시는 그 가장 은밀하고도 가장 위대한 비밀스러운 역사를, 그 이후로 내게 아버지의 뜻을 펼칠 기회를 종종 허락해주셨던 그 은밀하고도 영광된 나날들을 나의 영이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 역사들의 모든 순간마다, 나의 에고는 비록 어리고 어리석은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과 고난을 거쳤으나, 그럼에도 그 길을 걸어갈 적마다 나의 영은 너무나도 기뻐하였고, 나는 처음으로 내가 "살아 있음"을 온 존재 전체를 진동하고 공명하는 그 떨림을, 울림을 느꼈다. 아, 나는 이것을 위하여 태어났구나. 내 영혼은 바로 이것을 목적 삼아 존재하는 것이구나. 이 생에서 내가 모든 것을 바쳐서 이루어야 할 일이 바로 이것이구나. 이 일을 하매, 아버지께서 사랑하시는 영혼들에게 아버지의 뜻과 음성을 전하며, 그들의 영혼이 성장하여 스스로 아버지께로 나아갈 수 있을 때까지 곁에서 돌보고 보호하는 이 양육자이자 인도자의 일을 하매, 내 영혼도 구원을 받고 또한 나로 인하여 다른 영혼들도 구원을 받는, 선하고 고귀한 의지이시로구나. 그 순간들에는 나만이 기억하는 고유한 감각이 있다. 누군가를 처음으로 만났을 적에, 나는 본다. 나의 눈이 보지 못하는 것을, 나의 영이 본다. 정확히는, 성령께서 나의 영에게 "들려주신다." 그리하여 나의 영은 무릎을 꿇고 엎드려, 고귀하신 분의 음성을 듣나니, 그 순간의 고요함과 절대적인 평강이 나의 온 존재를 진동하매, 나는 죽음과 사망의 공포조차도 온데간데 없이 그저 그 순간에 몰입한다...... 바로 그리할 적에, 나는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한 사람이 겉으로는 악하되 속으로는 하나님께로 나아오기를 기다리시는 "탕아"인지, 그의 보잘것없는 평범한 몸짓과 손짓과 표정과 제스처들에서, 그가 하나님께서 특별히 사랑하시는 영혼인지를. 그리고 종종 그에게로 나아가서, 혹은 그를 내게로 보내셔서, 그에게 "너는 가서 나의 음성을 그에게 알려주어라"고 하시니, 내가 그와 조용히 그러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아버지"에 대하여 증언하고 고백하고 있는 순간, 그가 우연히 자신의 자그마한 슬픔과 상처를 말할 적에 내가 나도 모르게 아버지의 위대하시고 영광되신 음성을, 그분의 뜻을, 그분께서 천상의 권좌에 앉으셔서 결정하시고 통치하시는 그 뜻을, 전하게 되는 것이다...... 아, 나는 이 이상은 더 말할 수가 없다. 이것은 아직 내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는 나를 사랑하시며, 또한 나의 모든 것을 다 사랑하시지만, 오히려 내가 가난하고 낮음으로 말미암아 위대하신 이름을 간절하고 절실하게 열망하므로, 감히 그 결정을, 그 의지를 내가 앞질러 말을 할 수도 이룰 수도 없음이다. 그러나 때가 온다면, 이 기쁨이 얼마나 큰지, 이 평화가 얼마나 나를 살게 하는지를,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영혼들 앞에서 고백하고 증거할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나의 영혼의 어두운 밤은 종료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시기를 지나갈 적의 모든 밤들을 다 기억한다. 매일 밤이 영원처럼 길었고, 매일 새벽을 통과하여 지나오는 것이 영원보다도 더 길었으며, 그 모든 순간들을 지나갈 적에 나는 그 누구에게도 그 무엇에게도 의지하지도 이해받지도 못한 채로 홀로 그 어두움 속을 고요히 지나갔다. 나는 살기 위하여 아버지를 찾았다. 나는 살아남기 위하여 주님께로 나아갔다. 나는 생존하기 위하여, 오늘을 죽지 않고 살아서 내일을 맞이하기 위하여 성령께 충성하였다. 나의 신앙은 못생겼으나 그런 만큼 야생에서 길러진 강한 잡초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 모든 순간들을 지나오면서 나의 영이 아버지께 고백하였던 모든 기도들을 다 기억한다. 인간 중에서는 감히 나의 존경과 경외를 받을 자가 아무도 없으되, 오직 나의 영이 엎드려 경배할 고귀하신 분께서 먼저 길을 걸어가시면서, 겟세마네의 언덕에서 아버지께 바치셨던 그 기도를, "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내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하셨던, 그 누구에게도 의지할 데 없었던 그 절실함 속에서 바치셨던 그토록 위대하고도 고귀하신 기도를, 내가 매일 밤을 나의 시험 가운데에서 흉내내었다. 그 흉내냄으로 말미암아, 내가 죽지 않고 그 시간들을 살아서 통과하였다. 그리하여, 지금의 내가 있다.
이제는 서서히 무언가가 지나가고, 삶의 다음 페이즈로 전환되어 가는, 뜨거웠던 여름에서 서늘한 가을로 접어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그 고요한 평강과 행복 가운데에서, 문득 이와 같이 나의 가난한 영혼의 기록을 통하여 고백하니, 이 글들이 누군가에게 자그마한 생명의 불씨라도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