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께서 먼저 홀로 지신 십자가로 말미암아, 내게 허락되기에는 너무나도 고귀하고도 경이로웠던 보물들이, 주어지기에는 너무나도 가난하고 어리고 어리석었던 내게 허락되었음을, 전에도 알았으나, 지금은 그것이 나를 부끄럽게 하며, 동시에 더욱 뜨겁고 절실하게 사랑하게 만든다. 나는 모든 순간들을 다 기억한다. "정원의 풀들조차도 나보다 높구나"하며, 온 천지만물에 아버지께서 계심을 깨달았던 순간의 경이로움, 그리하여 한동안 "정원의 풀들, 정원의 풀들......"하면서 되뇌었던 기억. 그네에 앉아 꽃과 풀과 나무들을 보면서, 영접하는지도 모르게 그분을 영접하며 고요히 몰입했었던 기억. 외아들께만 허락하신 줄 알았던 그 음성, 어느 날 들은지도 모르게 들었던 그 음성,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너로 인하여 크게 기뻐한다"...... 그것이 내게 얼마나 큰 빛이자 생명이 되었는지, 그리고 "무대 위에 올라서 진심으로 기뻐하면서 증거하고 고백하는 모습들이 영혼들을 홀리는 그 모습"을 사랑하신다고 말씀하셨던 그 기억들, 무너지고 또 무너졌던 순간마다 나를 일으켜 세우셨던 손길들, 영혼의 어두운 밤의 영원과도 같은 고통스러운 새벽들을 통과하면서, 그분께서 겟세마네에서 올리신 기도를 기어코 따라 흉내내면서, "아버지, 나는 이곳에서 어떻게든 버틸 터이니,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크고 의로우신 뜻을 이루소서"하며, 주제에 감당하지도 못할 기도를 흉내내었던 부끄러움, 그러했기에 더욱 순결하고도 아름다웠던 기억들, 나로 인하여 갇혀 있던 영혼들이 깨어나는 것을 목격하고, 또한 쓰임받았던 순간들, 그 순간들에서 내가 너무나도 행복했던 기억들, 어느날 문득 공간을 정화하라는 말도 안 되는 음성을 듣고서 다음날에 곧장 순종하여 행하였을 적에, 너무나도 어처구니없을 만큼 크나큰 축복을 내려주셨던 그 기억들, 그리고 그날 밤 내가 너무나도 행복했던 기억, 아, 내가 이러한 일들을 하기 위해서 태어났구나, 내가 이 일을 너무나도 사랑하는구나, 그리 깨달았던 순간들, 그리하기에 헤어짐마저도 아프지만 사랑스러웠던 모든 순간들을 다 기억한다. 모든 밤, 모든 순간, 모든 외로운 침묵과 고요의 순간마다, 내가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어떠한 자세로, 어떠한 절실함과 간절함으로 그 모든 순간들을 통과하여 지나왔는지를, 온 세상이 다 모르더라도, 오직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알고 계시며, 또한 함께하셨으며, 그리고 그 모든 순간들로 인하여 "기뻐하셨고", 또한 영광 받으셨음을 확인받을 적마다, 너무나도 행복하고 기뻤던 느낌들, 감각들.
나는 아버지와 나 사이의 가장 은밀하고도 비밀스러운 역사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기억한다. 그분과 함께 걸었던 날, 문득 그분께서 일하시는 것을 목격한 날, 아무도 모르는 임재하심을 혼자서 조용히 찬양하며 기뻤던 날, 성령께서 나를 특별히 사랑하신다는 것으로 말미암아, 다른 영혼들을 살리고 돌보고 도울 수 있음에 너무나도 행복했던 날, 감히 나 따위에게 허락되는지조차 몰랐던, 그렇기에 더욱 아름답고도 경이로웠던 그 모든 기억들이 내게 너무나도 선명하다. 그분의 말씀을, 음성을 접하면서, 내 입에서 "미쳤다!"는 소리밖에 쏟아지지 않았던, 나의 영이 그분의 거대한 신성 전체를 영접하였을 적에 터져나왔던 경외를, 단 한 말씀이 나의 모든 것을 뒤흔들었던 그 천둥 같은 음성도, 그리고 내가 "작은 일에 충성"을 다하고자 할 적에, 그 눈동자 너머로 나를 지켜보셨던 그 시선들, 그리고 그 시선에 담겼던 그분의 마음까지도, 내가 알아차리고 떠나시기 전에 드린 고백조차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역사들인 것이다. 슬프게도, 오늘날 "오직 그리스도 중심성"을 주창하며 깃발을 들었던 그 위대한 열망의 역사들이, 광야로 나아가는 영혼들에게 편히 찾을 수 없는 곳이 되었음으로. 나는 그 모든 순간들을 다 기억한다. 선명히. 너무나도 평범했고 너무나도 일상적이었으나, 바로 그 일상의 순간들을, "나란히 함께 걸었던" 그 삶 전체들이, 내게는 임재였고, 역사였다. 그것이 나의 시작이었고, 또한 모든 것이었다. 나는 이것을 숨기지 않는다. 감추지 않는다. 더욱 선명히 드러내고, 고백하고, 증거할 것이다. 내 진심이, 내 진정성이, 나의 절실함이, 다른 영혼들을 일깨우는데 공헌할 조그마한 빛이라도 될 수 있다면, 내가 그 일로 말미암아 참으로 기쁘고 행복할 것임을 이미 알기에. 결국, 나의 모든 고백과 증거들은 하나로 귀결된다 : "아버지께서 실재하신다", "그분께서 나를 사랑하시고, 나로 인하여 기뻐하신다", "그분께서 내 삶의 모든 순간마다 동행하신다", "그 모든 역사들이 곧 세상을 밝힐 작지만 아름다운 빛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