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보내는 위로
그래도 웃으며 살아가기를.
시간을 색깔로 표현할 수 있을까?
겪고 싶지 않았던 병마를 맞닥뜨리고 나서야 조금씩 주변이 보이고 들리기 시작했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관심 없었다. 단지 며칠(기업체의 급여일등)이고, 몇 월(부가세, 재산세등 각종 공과금 마감 월)이며, 월마감일인지, 분기마감월인지, 반기마감월인지만 기억하며 날짜를 쫓아다녔다. 새싹이 온몸으로 계절을 받아들여 뾰조롬히 팔을 뻗어내기 시작하고 나도 덩달아 들썩이기 시작한다.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오랜 직장생활의 후유증인지 시간의 공백이나 생각의 느슨함을 답답해하고 불안해한다.
누군가에게 아픈 일이 생겼다고 했다. 남편과 같이 근무하던 후배가 갑자기 직장에서 밀려나게 되었다며, 마치 자기 일인 양 젖어버린 눈으로 얘기해 주었다. 얘기를 해주는 목소리에도 물기가 가득했음은 물론이다. 아주 갑자기, 아주 짧은 시간에 모든 게 결정되었다고, 본인도 주변 사람들도 도무지 이유를 모른다고... 아직 초등학생이고 유치원생 아이를 둔 아빠가 조직에서 내동댕이 쳐졌다고 했다.
최소한의 시간조차 허용되지 않은 '그 조직'에 남편이 몸담고 있는 것이구나...
살아 숨 쉬며 펄떡이는 조직과 살기 위한 숨 쉬기만을 허용하는 조직이 분명히 존재하는구나...
'예견된 버림을 받은 나는 오히려 다행이었구나...'
무슨 일을 얼마나 잘못했기에... 얼굴도 모르는 그의 아픔과 절망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왔다. 그의 아내는 밤새 울고불고했다고 다음 날 남편이 또 전해주었다. 얼마나 불안하고 당황스러웠을까, 제발 조금만 아프고 힘들기를, 조금만 무너졌다가 천천히라도 다시 일어나 주기를... 뭐라도 해주고 싶었다. 그에게, 그 보다 더 아플지도 모를 그의 아내에게. 티끌만큼이라도 내가 해줄 수 있는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었다.
몸보다 마음이 더 아프던 어느 해, 잠시의 고요함도 견딜 수 없어 손을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때 어슴프레 인터넷이나 동영상의 도움을 받아 손으로 생각을 정리해 나가던 도구가 있었는데 바로 '손뜨개'였다. 똥손인지라 앞모습 보다 뒷모습이 예쁘게 되지 않았지만 한 올 한 올 담은 정성은, 못난 뒤에서 귀여운 앞모습을 단단히 받쳐주기에 충분하지 않았을까.
부부의 하루하루가 좋은 날이 되길!#손뜨개#티코스터#곰돌이티코스터#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