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손 아지매의 요리일기 2

딸을 유혹한 -두부찌개

by 아는 사람 가탁이

지난 주말오후였다. 몇 시간 전부터 친구와 저녁을 먹고 오겠다며 거울 앞에서 떠날 줄 모르고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던 딸이었다. 그런데 밥만 먹고 들어오겠다던 딸은 저녁시간이 지나고 차까지 마시고도 남았을 만큼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엄마를 닮지 않아, 늦으면 늦는다고 전화해 주는 딸인데, 순간 딸의 마음이 출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도 없이 그냥 그런 생각이 왈칵 내 머릿속으로 들어와 버렸다.


눈을 마주치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서는 목소리만으로 귀가를 알리는 딸,

모른척하기로 했다. 스스로 다가올 때까지, 내가 아는 딸이라면 분명 다가올 것이다.


다음 날 아침, "맛있는 냄새나"

작전 성공이다. 딸의 방문이 열리고 코를 벌름거리며 아무 일 없었다는 표정으로 내게로 온 딸은 등뒤에서 나를 안았다. 아직은 자라고 있는 중이라(지극히 본인의 주장이지만) 양팔로도 내 몸을 전부 감쌀 수 없지만 등에서 딸의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1단계 작전은 성공이다.

밥 먹고 엄마 어디 좀 데려다 줄래?
응 좋아!


어디 가는지 묻지도 않았다. 2단계 작전도 성공이 눈앞이었다. 그렇게 따뜻한 햇살을 고스란히 안으며 딸의 손을 잡고 시내를 따라 흐르는 실개천을 걸었다. 똑, 똑, 똑, 딸의 마음을 두드리며...

엄마가 딸 무지 사랑하는 거 알쥐?
응 알쥐, 엄마가 뭘 궁금해하는지도 알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딸의 등만 토닥토닥 두들겨 주었다.

1박 2일 동안 딸의 침묵은, 친구의 '전과, 편입'등의 얘기가 본인에게 투영되며 불투명한 미래가 더 뿌옇게 느껴졌던 거였다.


[딸의 방문을 열게 한 두부찌개레시피]

1. 무를 약간 두껍게 썰어 육수를 부은 물에 퐁당, 약간의 고춧가루와 간장을 풀어 무가 색깔옷을 입을 때까지 끓여준다.
2. 무가 익을 동안 고춧가루, 간장(양조간장, 국간장), 마늘, 통깨를 오목한 그릇에 넣고 부드럽게 섞어서 준비해 둔다.
3. 무가 어느 정도 익으면 먹기 좋은 크기로 썬 두부를 무 위에 올리고 길쭉하게 채 썬 양파도 골고루 자리를 잡아준다음 버무려진 양념을 두부 위에 펼치고 보글보글 끓여준다.
4. 두부가 부드럽게 익으면 어슷썰기 한 대파를 올리고 조금 더 끓인다.
5. 가족과 함께 혹은, 혼자서 가리지 않고 맛있게 먹는다.
※ 느타리버섯이나 바싹하게 볶아 비린내를 날린 굵은 멸치를 넣어도 맛이 꽤 좋다는 건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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