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3 집이라고 믿었던 곳의 균열

by 나무숲

지난 5년의 일 중,

제일 어두웠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세상에 다양한 어려움들이 존재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중 하나가 내게 찾아올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회사 이직과 맞물려 집을 옮기게 되었는데,

그 집이 전세사기 집이었다.


지금처럼 사건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직전의 시기였고,

정보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더 당혹스러웠다.


그나마 하나의 동아줄처럼 붙잡은 건 ‘보증보험’이었다.

혼자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로

처리가 가능해지기까지

거의 1년을 버텨야 했다.


나만 겪은 일은 아니었다.

빌라 전체가 그랬다.

신혼부부도 많았다.


그 상황 속에서

‘이럴 때 나도 누가 있었으면 좋았겠다’ 하고

씁쓸히 웃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웃을 상황도 아니었는데.


그 시절의 나는,

낮에는 멀쩡한 얼굴로 일하고

가만히 있다가도 마음이 텅 비는 순간이 찾아오곤 하는 사람이었다.


시간은 흘렀고,

절차를 따라 우여곡절 끝에 일이 해결되었다.


하지만 그 시기를 지나면서

등에 많은 것들을 짊어진 채로

조용히 에너지를 잃어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시간을 지나기만 하면,

잃어버린 내 에너지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거야.’

그 작은 생각 하나를 쥐고 있었다.


에너지를 찾아가는 과정,

그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으로 이어가겠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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