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전세사기에 연루된 시기를 보내면서,
내가 조금씩 에너지를 잃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일상 속에서 웃고 있다가도
문득 멈춰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자신 있게 나를 이야기해야 하는 자리에서
괜히 작아지는 내 모습도 보였다.
무기력함은 예고 없이 찾아왔고,
평범한 하루도 온통 무겁게 느껴졌다.
몸도 함께 힘을 잃어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 내가 나를 잃고 있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그걸 놓치지 않으려고
내 방식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잘 읽지 않던 책을 펼치고,
몇 자라도 일기를 쓰고,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영상들을 틀어두고,
친구와 가족들에게 시간을 건네고.
할 수 있는 온갖 방법들을 다 붙잡았다.
그런데 그 모든 걸 해도
생각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아졌다.
그래서 역으로 생각했다.
‘지금까지 하지 않던 걸 해야,
내 생각도, 내 상황도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건 아닐까?’
그때 떠올랐던 건,
몸을 움직이는 일이었다.
생각이 많을 때는 몸을 먼저 움직이라고들 하니까.
그리고 정말 끝자락에서야,
그 생각이 내게 닿았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내가 제일 싫어했고 일부러 피해왔던 그 운동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