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4 사라지지 않기 위해

by 나무숲

그렇게 전세사기에 연루된 시기를 보내면서,

내가 조금씩 에너지를 잃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일상 속에서 웃고 있다가도

문득 멈춰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자신 있게 나를 이야기해야 하는 자리에서

괜히 작아지는 내 모습도 보였다.

무기력함은 예고 없이 찾아왔고,

평범한 하루도 온통 무겁게 느껴졌다.


몸도 함께 힘을 잃어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 내가 나를 잃고 있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그걸 놓치지 않으려고

내 방식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잘 읽지 않던 책을 펼치고,

몇 자라도 일기를 쓰고,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영상들을 틀어두고,

친구와 가족들에게 시간을 건네고.

할 수 있는 온갖 방법들을 다 붙잡았다.


그런데 그 모든 걸 해도

생각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아졌다.


그래서 역으로 생각했다.


‘지금까지 하지 않던 걸 해야,

내 생각도, 내 상황도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건 아닐까?’


그때 떠올랐던 건,

몸을 움직이는 일이었다.

생각이 많을 때는 몸을 먼저 움직이라고들 하니까.


그리고 정말 끝자락에서야,

그 생각이 내게 닿았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내가 제일 싫어했고 일부러 피해왔던 그 운동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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