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나는 환상가도 아니다
나는 스스로를 환상가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
그러나 현실주의자라고 말하기에도 자신이 없다.
내 삶은 언제나 그 두 극 사이,
이상과 현실의 좁은 틈에서 흔들리며 이어져 왔다.
젊은 날의 나는 세상을 거대한 무대처럼 여겼다.
노력하면 뭐든 가능하다고 믿었고,
세상은 정의로움과 진심으로 움직인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세상은 내 믿음보다 훨씬 복잡했고,
이상은 생각보다 쉽게 부서졌다.
나는 그때 처음 ‘환상의 붕괴’라는 것을 경험했다.
스무 살 무렵,
나는 세상에 대한 기대와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책에서 배운 정의와
이상을 들고 세상을 향해 나아갔다.
사람들은 나의 열정에 미소 지었고,
나는 그 미소가 나를 인정한 것이라 착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나 무심했다.
내가 아무리 진심을 다해 말해도,
세상은 때로 진심보다 이익을 더 중시했다.
그때 나는 속으로 외쳤다.
“이건 내가 꿈꾸던 세상이 아니야.”
그 외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상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점점 희미해졌다.
그리고 남은 것은 허무였다.
나는 환상을 잃었지만,
그 허무를 붙잡고 버텨야 했다.
환상은 처음엔 아름답다.
그 속에서는 실패도
상처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계획대로 되고,
모든 사람은 나를 이해한다.
그러나 오래 머물면,
환상은 감옥이 된다.
그 안에 머물수록 현실은
낯설고 두려운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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