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나는 환상가도 아니다: 간지-1
내
이상이 무너지고
남은 것은 침묵이었다.
그러나 그 침묵은
단순한 정적이 아니었다.
폭풍이 모든 것을 쓸어간 뒤
남겨진 잿빛 하늘처럼,
끝났다는 사실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감각이
공중에 떠 있었다.
나는 그 속에 오래 서 있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 ‘아무 일도 없음’이
나를 천천히 잠식했다.
창밖의 하늘은 흐렸고
내 마음도 같은 빛을 띠었다.
세계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나는 세계에 속하지 못한 채
경계 위에 서 있었다.
시간은 흐르고 있었지만
나는 그 흐름 안에 있지 않았다.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만이
나를 겨우 현재에 묶어 두었다.
나는 살아 있다는 감각 대신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