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의 한번 배우 노릇

(2023 넷플렉스 드라마 "나쁜 녀석들")

by 신비아

어느 날 드라마 오디션 제안이 들어왔다. 넷플렉스에서 제작하는 한국인 주인공 엄마 역할이라고 한다. 넷플렉스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들의 부모들로부터 시작해서 부모의 친구, 친구의 친구 즉 한국말 이 능숙한 아줌마들은 줄줄이 엮여서 어쩌다 보니 내 귀에 까지 소문이 날아왔다.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 짧은 영상 몇 컷 찍기 위하여 500여 명의 아줌마들이 오디션에 참여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내 단골 Client 2명도 오디션 했다는 소리를 듣고 모두 다 같이 한참을 웃었다. 말하자면 한국인 커뮤니티 아줌마들에게 한 다리 건너 퍼진 재미 삼아 한번쯤 의 해프닝이었다.


Zoom으로 짧은 대사 몇 마디를 찍어서 보냈을 뿐인데 내 가 뽑혔다는 거다.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이 나를 콕 짚어서 선택이 된 거란다. 한국인 드라마 작가가 쓴 작품에 한국인 2세 들의 이야기가 넷플렉스 제작 이라니 조금은 믿을 수 없는 현실 같기도 했다.


1993 년에 처음 중국인 가족 이야기 Joy Luck Club 이 방영 됐을 때 참 부러웠던 기억이 있다. 주류 사회에 소개될 정도의 중국 커뮤니티는 한국인 이민사회에 비교할 수가 없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때로는 Sunday Times 문화면 한 페이지를 전체 장식하는 일본인 밴드 Hiroshima 열풍에도 질투를 했다. 도대체 언제 우리나라는 미국에서 이 정도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중국과 일본 식당은 동네마다 있었지만 한국 음식 은 김치와 된장 냄새로 기피음식 중에 하나였을 때다. 그런데 세상이 달라졌다.


3일간의 촬영 중에서 개인 트레일러까지 제공받는 주인공 포함 총 4 사람 중에 하나가 된 뿌듯함, 생초자 한국 아줌마가 최고(?) 배우 대접을 받는 그 기분은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드라마는 아주 재미있었고 대성공이었다. 골든글로브 상을 거의 싹쓸이했고 넷플렉스 상영 드라마 부분 1위 도 하였다. 내 생애에 단 한 번 출연으로 골든글로브 배우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니니 혼자 웃으워서 죽을 지경이었다. 꿈이냐, 생시냐.

이제는 K-Power 가 워낙 대단해서 덩달아 어깨가 뿅---- 하고 높아진다. 조국의 힘 이 우리들의 힘이다.


뒷마당 화려한 꽃들을 바라보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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