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다음 날

(엄마)

by 신비아


새해에 그려보는 그림

간 밤 잠들 때 화려하게 칠 해 보았지

새벽이 되자마자 달려온 메시지

95 세 홀로 계신 어머니

또다시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회색 이 돼버린 새해 그림


다 퍼주고도 줄 것 없어서

끝없이 불쌍한 아들 때문에 애달프고 서러운 어머니

나 는 보이지 않나요? 내가 한건 없나요?

듣다가 듣다가

버럭 소리 질러 버렸다.


“엄마 나랑 정 떼고 떠나려고 그래?

아들은 왕자처럼 살았고

나는 하녀처럼 살았는데 그걸 모르겠어?

왜 그래,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래”

이런 못돼 먹은 딸 같으니라고.

놀라서 목소리 마저 벌벌 떠는 노모에게

가슴에 대못을 쾅쾅 박아버렸다.


“아니야 아니야, 근데 나 맛있는 게 없어

딸이니까 맛있는 거 사서 많이 보내줘”


가슴이 찢어진다 는 말 이 가슴깊이 박혔다

조금씩 오락가락하시는 어머니

서둘러 아기 달래듯 토닥토닥

맛있는 거 잔뜩 사서 택배로 보냈다

엄마 맛난 거 많이 사서 보냈어

카톡 문자 보내며 목메어 운다.

“엄마”


(한국에서 조카가 보내온 꽃)

작가의 이전글생애의 한번 배우 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