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의 기쁨

(정신일도 하사불성)

by 신비아

4년 공부하면 졸업하는 길을

20여 년 긴 세월의 시간을 돌아서 왔다

일자리 찾기 쉽지 않았던 70년대 후반

몇 개 되지 않는 한국식당을 찾아갔더니

"아니 그 팔목으로 어떻게 쟁반을 날라요?

손님 얼굴에 패대기치게 생겼네".....

야간 빌딩 청소 하는 부부를 졸졸 따라다니며

밤청소 일거리로 돈을 벌었다.


새벽엔 커피 한잔 마시고 학교로 달려갔다.

3번 학기를 연달아 낙제해 버린 수학

지친 마음으로 잠시 전공을 미뤄야 했다

Business와 Management를 각각

2년제 학위 취득을 했지만 여전히 목말랐다

결혼하고 아이 키우고 일하면서

아직도 잊지 못한 미련

더 늦기 전에 마지막 도전해 보자.


한 번은 배고프다는 느낌으로 시계를 보니

8시간을 몰입해서 공부로 시간을 건너뛰었다.

아침에 시작했는데 점심을 지나 저녁이 된 거다

재미가 들린 나는 하루 평균 5시간을

식음전폐 숫자놀이에 푹 빠져 들었다.

세상에 수학이 이렇게나 재미있는 학문이었다니

세상에 몰입의 세계가 이리도 황홀하다니

신세계를 발견한 몰입의 기쁨

수학 관련된 모든 과목을 A 학점으로 통과하였다.


몰입의 순간은 세상과 시간과 나는 경계가 없는 하나였다.

남편이 붓글씨로 써서 내 방 책상 위에 걸어주었다.

"정신 일도 하사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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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 내리기 직전 우리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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