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2007 년 봄쯤부터 피부에 달라붙는 모래바람처럼 살살 불경기의 전조 가 본능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은 여전히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매매를 원했고 뭔가 잘못돼 가고 있는 흐름의 인식이 불길하고 곧 무슨 일 이 터질 것만 같은 예감 이 가득했다. 결국 2007년 9월부터 본격적인 불경기시작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14년 만 에 다시 만난 Ms. 윤 은 여전히 호탕한 몸짓과 시원한 웃음을 한 아름 선물처럼 가지고 나타났다. 그런데 남편이 한 달 사이에 20파운드 의 몸무게가 빠져서 남편이 운영하는 사업체를 팔고 쉬어야 할 것 같다고 의논을 해왔다. 2월에 건강검진에서 양호로 나왔으니까 괜찮을 거야,라고 서로 를 토닥토닥 위로 를 했다. 봄바람이 살랑이는 금요일 오후의 햇살을 마주 보며 삶의 애환을 나누면서 권리금 정보를 설명하고 자연스럽게 미팅을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2-3일 후 윤선생님이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고 하며 급히 사업체 매매를 부탁해 왔다. 시장경기가 너무도 나빠서 급매 가능에 대한 불안과 그분들에 대한 걱정으로 염려하던 며칠이 지났다. 그때 기적 같은 우연이 다가왔다. 오래전 사업체를 팔아주었던 최 선생님을 어느 식당에서 만나게 되고 윤선생님 사업체를 보여 주면서 바로 계약서를 쓰고 일을 진행하게 되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늦지 않고 바로 치료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으니 꼭 이겨낼 것이라고 Ms 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게 되었다.
요즈음 또다시 맞이한 거대한 불경기로 파산하고 사라져 가는 사업체와 사람들을 보면서 이제는 은퇴를 할 때가 되었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윤 부부를 코스트코에서 만나면서 정말 깜짝 놀랐다. 노쇠하고 여위기는 하였으나 부부는 다정하고 행복해 보였다. 그때 사업체정리 가 늦었더라면 이렇게 못살았지 하며 내손을 꼭 잡으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에 가슴이 벅찼다. 그동안 해왔던 일 들이 의미 있는 일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래 나 혼자 내가 잘나서 사는 게 아니었구나. 조심스럽게 나를 돌아보면서 이웃과도 도란도란 이제는 마음도 열고 가벼운 지갑도 가끔 열면서 그렇게 아름답게 살아야지. 윤부부의 평안과 건강을 빌면서 깊은 눈빛으로 두 손 꼭 마주 잡고 안녕.. 안녕... 인연 있으면 또 만나요.... 부디 건강하세요....
(화분 속에 신혼 둥지, 어느날 뒷마당 화분 속 에 부부 새 가 둥지 틀었다. 매일매일 들여다 보는 기쁨으로 행복한 나날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