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부 선생님 을 기억하며

영락교회 2학년 김명길 선생님

by 신비아

집에 돌아가면 가정부 언니가 깨끗이 치워놓은 조용하고 차가운 집

엄마는 늘 안방에서 도자기에 그려 넣을 그림 연습을 하거나 뭔가를 항상 혼자 하고 계셨다.

눈치 보며 살살 들어가서 군것질 먹고 혼자 놀던 그때 나의 친구는 "예수님" 뿐이었다.

영락교회 2학년 초등부에 오신 김명길 선생님이 공책 하나씩 나누어 주면서 "예수님은 내 친구"라고 공책 제목을 쓰라고 하셨다. 매일 하루 하고 싶은 말을 무엇이든지 써놓으면 친구인 예수님은 다 들어주신다는 말씀에 갑자기 "아 나는 살았다" 외롭지 않고 살 수 있구나 하는 위로가 따듯하게 나를 감싸 안았다.


중학교 때쯤 추운 겨울날, 명동성당 올라가는 사잇길에 왼쪽에는 나란히 남방셔츠 맞춤집이 줄지어 있는 좁은 언덕길 이 있었다. 순간 한눈에 알아본 김명길 선생님. 남루한 옷을 입고 연탄을 잔뜩 실은 리어카를 잡아끌며 얼음 깔린 추운 언덕길을 힘겹게 오르고 계셨다. 그때의 그 놀라움과 슬픈 기억이라니.... 선생님은 예수님 친구 일기장에 돈 좀 달라고 간청하지 않으셨나요? 추워 보이고 외로워 보이던 선생님이 너무나 불쌍해서 걷다 말고 서서 울며 기도를 했다. 예수님 선생님에게 돈 좀 갖다 주세요. 불쌍해서 어떡해요. 어렸어도 잊을 수가 없이 늘 예수님 생각하면 함께 떠오르던 초등부 선생님.


"예수께로 가면 나는 좋아요.

걱정근심 없이 정말 좋아요.

예수께로 가면 나는 기뻐요.

말 잘 듣는 아이 부르셨어요."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그 찬송가는 지금까지 가장 사랑하는 나의 위로가 되고 힘 이 되는 찬송가이며 언제나 늘 예수님 생각에 어릴 때 확 살길 생겼구나라고 느낀 그 감정 그대로 여전히 예수님은 내 최고 친구이시다. 어쩌면 이제쯤은 먼저 예수님 옆에서 친구하고 계실지도 모를 김명길 선생님을 추억하면서 외로웠던 어린 영혼의 위로와 사랑을 주신 그분께 감사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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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도나 눈 사진을 계속 올리게 된다. 하이킹하러 갔는데 하루 종일 폭설 이 오는 바람에 창밖만 종일 내다보았다. 심심하면 나가서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캘리포니아에서 거의 볼일 없는 눈을 종일 바라보면서 정말 행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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