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꽃이었다는 것을)
당신은 아셨나요?
나 는 몰랐어요
해 와 달 이 우애 좋은 남매처럼
지고 뜨고
낮과 밤 이 사이좋게
우리들에게 나누어 들려준
생애의 이야기들을
지혜가 더 해지면
육신은 덜해져 가는 것을
왜냐고 생각해 볼 생각도 안 했어요
꿈에서도 못 만날 영생을 꿈꾸었나요
할 짓 못할 짓 내가 해도 되는 짓 선 그어놓고
내 맘대로 그려놓은 그림속에서
광인 같은 홀로 세상을 살았네요
당신의 지혜는 미리 답을 주셨나요
용암 같던 정념들이 소멸해 가는 이유를
요즈음에야 얼핏 설핏
보이듯 느끼듯 알 것도 같아요.
그냥 꽃이 피고 지는 거예요.
싱싱해서 신나고 시들어서 슬퍼요
땅 위에 내려앉아 흙닮은 꽃이 되어요
하나가 떨어지니 전부가 되었어요
나 는 내가 투명인간인 줄 알았나 봐요
필요할 때 싹 나타났다 사라지는
숨결마다 들려오는 속삭임
날 보고 꽃이래요
당신은 알고 계셨나요?
나는 원래 꽃이었다는 것을.
한국에서 가져온 이름 모를 씨를 뿌렸더니 이렇게 곱고 아름다운 꽃 이 피네요. 꽃씨 주신 분 이 이름모를 예쁜 꽃이라고 해서 그냥 예쁜 고향의 꽃이라고 불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