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함이 우스워진 시대의 노스탤지어

다시 고전으로

by 조의 사유 공간

'냉소'가 멋있음의 척도가 되고, '진지함'이 굴욕이 되는 시대..

무언가를 깊이 사유하고 진지하게 응시하거나, 삶의 의미를 철학적으로 묻는 행위는 '오글거림'이라는 단어 한마디로 난도질당한다.

깊이 고뇌하는 시간은 '생산성 없는 낭비'로 치부되고, "적당히 즐겁게 살자"는 태도가 유일한 정답인 양 군림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 두렵기 때문이다.

진지해지는 것은 자신의 속살을 드러내는 일이고, 내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가 패를 보여주는 일이다.

반면 냉소는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아도 되기에 자신을 숨길 수 있는 안전한 도피처가 된다.

현실에서 나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이 가볍기만 한 시대에 특이한 현상이 나타난다.

과거에 대한 향수가 그러하다.

이는 단순 과거 미화가 아닌 지금 이전 시대에 대한 모든 세대, 모든 이들의 그리움이다.

심지어 겪어보지 않은 특정되지 않은 과거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그 연표 없는 과거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주인공이 동경했던 1920년대의 파리처럼 모든 세대, 모든 이들 각자의 실존적 고향이 아닐까 한다.

물론 단순 고단한 현실에 대한 도피일 수도 있다.


나에게 그것은 고전(Classics)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모든 것을 쪼개고 비틀어버리는 '포스트모던'의 끝자락에 있다.

해체는 자유를 주는 듯하지만, 그 끝엔 허무만 남는다. 현대 사회에서 느끼는 경박함은 바로 그 해체의 부산물이다.

고전(Classics)은 문학, 미술, 건축, 철학 그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완결된 질서를 이루고 있던 시대를 의미한다.

곡선으로 뭉그러뜨린 것이 아닌 직선의 정확함과 정직함이 존재하던 시대를 그리워한다.

나에게 고전이란, 파편화된 현대의 불안으로부터 숨을 수 있는'정신적 성채'이자 이정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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