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르는 생각
결핍은 보통 어린 시절에서부터 찾아온다. 내가 무언가를 통제하고 내 힘으로만 해낼 수 없는 무력함이 결핍을 만든다. 어쩌면 결핍의 농도나 길이에 따라 누군가는 평생을 결핍을 없애기 위해 살아가기도 한다.
그 삶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결핍을 없애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삶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다들 평안하고 화목한 일상에서 소소한 재미와 웃음을 찾는 삶을 꿈꿀 것이다.
결핍은 인생에서 많은 걸 차지할지도 모른다. 외로움이라면 자취를 망설일 것이고, 경제적 어려움이라면 자기 자신에게 돈을 투자하는 것을 아낄 것이다. 나의 결핍이 나의 선택을 만들고, 선택이 모여 가치관이 되며 그게 미래가 된다.
가끔 결핍으로부터 벗어난 사람들도 보인다. 부모님으로부터 받지 못한 사랑을 새로 만든 가족으로부터 받는다거나, 좋은 기업에 취업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난다거나 다양한 경로로 몇 번의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내가 만든 결핍에 내가 꼬꾸라지는 순간들이 오면, 그만큼 일어나기도 어렵다.
결핍에 깊숙이 박힌 만큼, 그건 내 인생의 목표에 가까워지고 너무 원하는 것이 있는 순간.. 그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절망으로 이어진다.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생각하고, 나의 가치의 상한선을 두며 성취감, 행복감 같은 것들에서 멀어진다.
단 한 번의 경험이면 괜찮을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한 내 결핍이 적용 안 될 수도 있다는 한 번의 경험. 나도 거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데이터가 생기면, 내가 그려놨던 나의 별로인 모습들이 다르게 그려지기도 한다.
어쩌면 결핍은 채우려고 할수록 그 틈이 벌어지는 걸 수도 있다. 오히려 잊는 게 더 빠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