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캠핑을 떠나는 개발자의 솔직한 이야기
안녕하세요. 20년차 개발자, 10년차 캠퍼, 그리고 영원한 맥주 마니아입니다.
지난 주말에도 어김없이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금요일 저녁, 마지막 코드 커밋을 하자마자 서둘러 짐을 싸서 떠난 주말 캠핑. 제 인생의 가장 완벽한 '버그 패치'가 아닐까 싶네요.
3월, 첫 캠핑은 언제나 서해안입니다.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텐트를 치는 건, 마치 새 프로젝트의 환경설정처럼 조심스럽고 신중한 작업이죠. 실수 한 번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부르니까요. (텐트 폴대 부러지면 진짜 끝입니다...)
[첫 캠핑의 교훈]
- 체크리스트는 마치 unittest처럼 꼼꼼하게
- 바닷가 텐트 설치는 백업파일 만들기보다 신중하게
- 해루질은 코드 디버깅보다 재미있다
특히 해질녘 고동과 바지락을 캐러 가는 시간이 제일 좋습니다. 차가운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한 주간 쌓였던 빌드 에러의 스트레스가 씻겨 나가는 기분이죠. 캐온 해산물을 맥주와 함께 구워 먹을 때의 그 희열이란... 버그를 잡았을 때보다 짜릿합니다.
봄 캠핑 필수템
[잊으면 절대 안 되는 것]
1. 방수포 3개
- "젖은 노트북만큼 슬픈 건 없다"
- 무조건 2개는 예비로!
2. 해루질 장비
- 장화 (신발 사이즈 + 1 추천)
- 호미 ("git pull" 하듯 잘 당겨야 합니다)
- 바구니 (버그 수집하듯 조개를 모아요)
3. 맥주 냉각 시스템
- 아이스박스 (24캔 이상 용량)
- 아이스팩 8개 (예비 4개 필수)
- 차갑게 달팽이처럼... 아니, 라거처럼
강원도 계곡에서의 여름 캠핑은 특별합니다. 서버실 에어컨이 고장 났을 때처럼 더운 날씨지만,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시원한 IPA를 마시면 그럴듯해집니다.
[여름 캠핑의 리얼 썰]
- 선풍기 2대는 기본, 예비 1대는 필수
- 아이스박스 용량은 '생각보다 2배로'
- 맥주가 미지근해지면 인생도 미지근해진다
제 캠핑 인생 최고의 실수는 보조배터리 없이 떠난 여름 캠핑이었습니다. 긴급 배포가 있었던 그날... 노트북 배터리는 빠르게 방전되고, 더위에 지친 저는 결국 귀가를 선택했죠. 그 이후로 전기 관련 준비물은 3중 백업이 기본입니다.
[전기 시스템]
1. 메인 전원
- 파워뱅크 2개 (100W 이상)
- 멀티탭 2개 (서지프로텍터 필수)
2. 쿨링 시스템
- 시스템 쿨러... 아니, 선풍기 3대
- USB 선풍기 (노트북용 따로)
3. 여름 맥주 세트
- IPA (쓴맛이 인생을 달달하게 만든다)
- 시원한 라거 (백업용)
- 보냉백 & 아이스팩 (RAID 1처럼 중복 구성)
담양의 가을은 마치 잘 정리된 코드처럼 아름답습니다. 대나무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밀맥주를 마시는 시간. 이때만큼은 제가 개발자가 아닌 시인이 된 것 같아요.
[가을 캠핑의 묘미]
- 선선한 바람 = 최적의 코딩 온도
- 밤 줍기 = 버그 잡기보다 재미있음
- 단풍놀이 = 눈의 피로도 해소
[분위기 메이커 아이템]
1. 감성 캠핑 세트
- LED 스트링 조명
- 블루투스 스피커
- 감성 랜턴 2개
2. 먹부림 세트
- 치즈 플래터 (IDE처럼 다양하게)
- 드립커피 세트
- 수제 맥주 컬렉션
강원도의 겨울은 마치 난공불락의 레거시 코드같습니다. 하지만 준비만 철저하다면, 이보다 더 완벽한 캠핑은 없죠.
[추위 극복 노하우]
- 핫팩은 배포 서버만큼 중요하다
- 소주에 따뜻한 국물
- 전기장판은 생명줄
매주 반복되는 코딩과 회의 속에서, 캠핑은 제 인생의 '브레이크포인트'입니다. 가끔은 모든 걸 멈추고 자연 속에서 맥주 한 잔 하는 여유가 필요하니까요.
"인생은 짧고 버그는 많다"라는 말처럼, 우리의 개발자 인생도 짧습니다. 가끔은 커밋 대신 캠핑을, 코드 대신 맥주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다음 주말에도 전 어김없이 떠날 예정입니다. 노트북은 집에 두고, 맥주만 잔뜩 싸들고요.
여러분의 주말도 버그 없이 평화롭기를 바랍니다. 캠핑장에서 맥주 한 잔 기울이며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