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대처하는 방법
새벽에 읽은 책에서 제시한 오늘의 질문은 이러했다.
- 스트레스받은 일을 3가지 적어보세요.
- 다음에 또 그런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하면 잘 대처할 수 있을까요?
스트레스받은 일이 3가지뿐이겠는가. 굳이 열거하고 싶지도 않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그런 일을 대처하는 방법이다.
- 첫째, 최대한 문제를 드라이하게 바로보기,
- 둘째, 바꿀 수 없는 일이라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 셋쩨, 나를 최우선으로 아껴주기,
- 넷째,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오늘만 생각하기.
이번 주말은 마음속에 안개처럼 자욱한 우울감 때문에 내 시간을 비생산적으로 만들었다. 오이디푸스와 햄릿이 엄청난 사건으로 비극적 죽음을 맞는 듯 보이지만 결국은 그들의 성격의 한 단면이 특정 사건과 겹쳐졌을 때 파국을 맞았던 것이다. 늘 하는 말이지만 길을 가다 중간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나를 일으켜 세울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어제의 질문은 이것들이었다.
- 어떤 상황에서 불안하고 초조해지나요?
- 그런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떻게 침착해지려고 노력하나요?
내가 초조해지고 불안해지는 상황은 늘 같다. 상황이 예상을 빗나가는 순간이다. 나는 매일 저녁 잠들기 전, 아침, 출근해서 To do list를 작성하는 Extreme J다. 이렇게 모든 걸 앞서 계획하는 나에게 예상이 빗나간다는 것은 재앙이다.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될 때 얼마간은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없이 널을 뛴다. 그러다 문득 생각한다.
그래! 이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잖아.
그저 오늘을 충실히 살자.
아묻따 루틴을 지켜나가자!
그리고는 오늘처럼 책상에 앉아 글을 적는다. 내용은 문제는 무엇이고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다.
누군가 "문제는 PPT와 같고 해결은 EXEL과 같다"라고 했다.
문제란 막연하고
해결책은 그것들을 잘게 쪼개어 분석해야 생긴다는 뜻이다.
나는 외로울수록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누군가가 곁에 있지 않아서 외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로움은 제거해야 하는 대상이 아닌 관리의 대상이다. 그래서 나는 "좁고 깊은 인간관계"를 추구한다. 억울한 일로 비난받고 상처받은 날 나의 잘못을 굳이 지적해서 나에게 교훈을 주려는 사람이 아닌 그저 내 이야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 힘들고 괴롭다고 말하면 달려와 줄 딘 한 사람, 나와 같이 고민해 주고, 같이 화내줄 단 한 사람. 그렇게 나를 위로해 줄 수 있는 단 한 사람만 있다면 인생은 결코 힘들지 않을 거라는 희망이 있다. 매일같이 연락하지 않더라도 힘든 일이 있을 때 누구보다 먼저 찾을 수 있고 찾아주는 단 한 사람으로 삶이 주는 고단함을 잘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이범준 교수
제주한라대학교 호텔외식경영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