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게 된 계기

25살에 작가 도전

by 하은수


2024년 생일에 나보다 일찍 졸업한 친구가 몰스킨(Moleskine) 공책을 선물해 줬다. 선불받았을 때 매우 놀랐다. 나는 전부터 몰스킨이라는 브랜드의 명성과 그 공책의 대해 익히 알고 있었다. 명성만큼 그 가격 또한 만만치 않음을 알고 있어서였을까? 하지만 전부터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었던 일기장이 있었다. 전에 쓰고 있었던 일기장은 처음 미국에 오면서 뉴욕에 있는 서점에서 그저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산 기억이 있다. 하지만 항상 중간에 일기를 안 쓰는 공백기가 있었다. 그래서 전에 쓰던 일기장을 읽어보면 항상 날짜가 많이 떨어져 있다. 하지만 친구가 선물해 준 몰스킨 일기장을 사용할 때는 조금 달랐다. 처음에는 심심해서 읽기 시작한 철학 서적에 내용을 정리하는 식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다가 (그렇다. 나는 심심하면 칸트와 아리스토텔레스를 읽는다) 결국에는 또 하나의 일기장으로 바뀌기 시작했지만 그저 하루를 기록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날에 들었던 나의 생각과 질문들을 기록하고 그 질문들을 스스로 답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어떠한 개념 그 자체에 대한 질문들을 기록하고 답을 찾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철학적인 일기가 되었다. 주로 한 장에 그쳤던 나의 일기는 점점 한두 장을 넘어 서너 장을 채우기 시작했다. 물론 그 한 장의 크기는 비교적으로 작다. 손글씨도 배교적으로 큰 편이다. 하지만 크기와 내용물을 떠나서 일기를 지속적으로 쓰는데 큰 유익을 얻었다. 나의 인격적인 성장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비교되기 시작하면서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넘어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 전에 말한 대로 일기를 지속적으로 또는 규칙적으로 썼던 것은 아니었다. 습관 아닌 습관처럼 일기를 썼다고 해야 하나? 생각해 보면 아버지의 영향이 컸었 던 것 같다. 하지만 여느 아드램이 들 같이 잔소리로 받아들일 때가 대부분 이었었던 것 같다. 내가 점점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을 경험하고 의지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물론 어리고 철이 덜 들었을 때에 이야기다. 그렇다고 지금은 철이 들었는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만 스물넷의 나는 어리면 어리고 나이가 조금 있으면 조금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면서 생긴 자신감과 어릴 때 누릴 수 있는 것을 마음껏 누리라는 흔하지만 무거운 충고 때문일까? 반 오십에 배운 글과 기록의 유익함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과 그저 또 다른 하나의 거침없는 도전을 위해서 책을 써본다.

나는 어디 믿을 만한 구석이 있거나 누가 알아줄 대단한 업적을 이룬 사람이 아니다. 이 책 또한 지인들 외에 누가 알아줄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할 줄 모르는 것에 두려워 시작을 못 할 때가 많은 것 같다. 뭐든 거창하게 생각하는 성향이 있어서일까? 우리는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을 다른 사람이 해낼 때 재능이나 천재라고 칭송한다. 매우 감정적이고 주체적인 판단이다. 물론 그렇다고 문제가 될 것은 없다. 그저 어떠한 일을 시작하거나 도전하기 어려울 뿐이다. 이러한 이유로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고 하지만 비교는 필요하다. 비교를 할 때에 낙심하지 말아야 할 뿐이다. 무엇이든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글을 쓰는데 꼭 거창한 이유나 목적이 필요한가? 어쩌면 글을 쓰는 것 자체의 의미와 목적을 두면 어떨까? 이러한 질문의 답을 찾고 싶은 호기심에 이 글을 쓴다. 그저 도전하고 싶었다. 나의 가능성을 보고 싶은 것이다. 몇 명 듣지도 않는 음반을 발매했을 때와 열명밖에 방문하지 않은 개인 전시회를 기획했을 때와 어느 누가 보지도 모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을 때와 같이 이 글 또한 하나의 도전이다. 나의 글은 내가 얻은 깨달음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나의 성장을 위해서 이다. 도전하고 경험하기 위해서 이다. 가끔 ‘내가 뭐라고’하며 도전하기 꺼릴 때가 많이 있지만 가끔은 ‘나’이기에 할 수 있었던 도전이 있을 때가 있다. 이러한 나의 솔직함과 진심이 그 어느 누구도 믿기 어려운 세상에 속에서 누군가에게는 닿기를 소원한다. 언젠가 나름 이름을 떨치는 작가가 됐으면 좋겠다는 어린 꿈은 있지만 꿈에서 그치고 본래의 목적, 도전이라는 목적아래에 이 글을 쓴다. 두려움과 걱정은 뒤로하고 일단 시작해 보는 것이다.





"나를 위한 나의 일기"
20241224_000301.jpg 2024년 12월 23일 일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