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 그 이후

by 셔블

오산이었다.

야심에 찬 계획이 6시간 만에 웃음거리이자 분노유발 사건으로 규정되었다.


"미친 놈"은 뉴스를 듣자마자 흘러나온 일성이었다.

하루 하루 실체가 드러나는 제보, 증언,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며 우울감이 깊어갔다.

한국 엘리트의 허상과 밑바닥의 진격이 겹친 미묘한 사건, "12.3 비상계엄발표 및 해제"는 골수까지 병들어 버린 사회에서 터져나온 고름처럼 더러웠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그리고 '키세스 군단'으로 명명된 시민들의 밤샘시위는 가슴 속 깊이 절망감까지 불러 일으켰다.


문득 <반도에서 나가라>는 소설이 생각났다. 책을 읽은 연도는 기억나지 않지만, 우연히 읽게 된 무라카미 류의 한글판 소설은 낯선 내용에다 대학시절 '기소야'의 검고 빨간 마키에식 그릇들과 닝닝한 냄새의 일식에서 느꼈던 어질어질한 현기증까지 떠올리게 했다. 이제 12.3 내란과 겹쳐 기시감 마저 던져주는 소설의 이야기가 한없이 무기력감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계엄발표 당시 강남의 성형외과에 들렀다는 김건희에 대한 뉴스 때문인지, 무엇인가 머리를 스쳐갔다. 건진법사가 소가죽을 벗기는 굿을 해 시민들의 항의를 들었다던 2018년 9월 9일 충주 행사 뉴스였다. 영화 파묘에서 본 굿 장면 때문이겠지만, 충주행사의 굿에 쓰인 소가 김건희의 잦은 성형수술을 대신하는 액막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충주 행사 한달 뒤 열리는 '제13회 충주 세계소방경기대회' 부스 참가를 권했던 송씨가 평소 자신이 기무사 출신임을 얘기했다는 것도 문득 떠올랐다. 어쩐지, 계엄 기획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노상원 역시 충주 행사에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이 들었다. 노상원은 2018년 10월 1일 일어난 성추행 사건으로 보직해임되고 구속되었으며,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불명예 제대를 했다. 선고는 같은 해 12월 6일로 나오고, 항소를 거쳐 2019년 3월 19일 감형된 2심으로 마무리 되었다. 불명예 제대했으며, 자유로워졌다. 육사 수석입학자가 보병에서 정보로 보직을 바꾸고, 개명을 하고, 정치와 관련된 기밀부문에서 근무하다가 충청도와 경상도가 합심한 듯한 정권에서 무속까지 통달한 예비역 OB세력의 숨은 기획자로 나타났다.


채해병의 죽음으로 해병대만 동원에서 빠진 듯한 모양새다. 정부와 수도를 충청권으로 이전하고, 전방을 한미일 공조를 핑계한 일본 자위대가 깊숙히 관련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려고 한 것은 아니었을까? 진주와 인천을 다시 개항지로 만들어 과거를 재생시키며 곳곳에 수혈된 자금으로 숨통을 조여 단숨에 북진하려던 일본의 수작이 아니었을까? 태풍, 오징어게임, 그리고 소방관 등의 영화는 무언가 손을 잡을 수 없어 갈등하는 반대급부식으로 연출된 이야기들은 아니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망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


국군기무사령부는 2018년 9월 1일 민간인 사찰 등의 논란 끝에 해체되어 국군안보지원사령부로 격하되었다가, 2022년 11월 1일 방첩사령부로 부활한다. 2019년 2월 부터 약 2년 간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발이 묶여 있었던 때다. '포스트-판데믹'이란 단어가 무언가 새 국제질서를 예고하는 가운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계획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위기고조 등 사건들이 있었다.


의료대란, 탈원전 반대, 무속과 사이비 종교, 주가조작, 사법농단, 선거부정 주장, 그리고 군 장악... 이 모든 건건의 이면에 '일본 극우'의 입김과 자본이 서려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반도에서 나가라'는 누가 누구에게 외치는 소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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