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우리는 총 16개로 구성된 MBTI 성격 유형에서 답을 고르고, 그를 통해서 “이 사람은 대략적으로 이런 성격을 가졌겠구나”하고 추측해볼 수 있는 근거로 삼곤 한다.
물론 나는 그에 대해서 크게 신뢰하지는 않는 편이다. 인간을 16가지 유형으로 나누기에는 세상은 너무나 입체적이고 복합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느 정도 흥미를 가지고 바라보는 입장이긴 한데, 나 역시도 주변으로부터 내 MBTI에 대해서 여러 번 질문을 받았었다. “저는 ESFJ입니다.”
그게 내 대답이었고, 나는 결과가 나오는 족족 내
성격 유형을 까먹어버리는 바람에 MBTI를 물어보는 사람이 생길 때마다 다시 테스트를 진행한 다음에 내 대답을 건넸던 일이 있었다.
그렇게 무려 8번 정도 테스트를 해보다 보니 내 성격 유형을 까먹지 않고 기억할 수 있었고, 시간 차를 꽤 두고 테스트를 했음에도 한결같이 같은 성격 유형이 나옴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히고, 교류하다 보니 내 에너지는 외향보다 내향에 가깝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오랜만에 다시 해본 테스트 결과에서 INFJ라는 유형이 나오게 되면서 이 검사에 대해 적당한 친근감도 느껴볼 수 있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인간관계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살아왔던 사람이다. 나 역시도 중고등학생 시절 여러 친구들과 무리 지어 다녀본 경험이 있었지 만,
그럴 때마다 그중에서 나와 잘 맞는 친구와 따로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집단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벗어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서로가 가진 생각들이 너무나도 다른데 일일이
그 방향성을 7~8명에서 맞춰나가는 데서 오는 피로감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집단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다
보니 보이지 않던 아름다운 가치들을 찾을 수 있었다.
오로지 ‘너와 나’가 주가 되어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 여러 무리에 속했을 때의 내 모습처럼,
억지로 분위기를 띄우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점 등이 그 예시가 될 수 있겠다.
또한, 나는 왁자지껄하고 혼잡스러운 무리 속에서의 만남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그것은 “오늘 우리가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한 거지?”, “이 만남을 통해서 얻어갈 수 있는 게 뭐였을까?”, “우리 관계가 이어지는 것도 어쩌면 의무감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같은 생각들이었다.
그런 가치들이 나에겐 다소 인위적으로 다가왔기에, 매사 솔직함과 진솔함을 우선 가치로서 두고 사는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맞는 옷을 입고 온전한 나로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을 실현시켜 보고자 자연스럽게 무리 속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던 것 같다.
소수 만남의 미학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무리 속에서처럼 대화가 여기저기 분산되고 논점이 흐려지지 않기 때문에 온전한 ‘너와 나’의 대화가 집중될 수 있고,
그 집중된 대화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이며 건설적인 얘기의 꽃을 피울 수 있게 된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라는 사람 자체가 태생적으로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위기의식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가 현재 쳐해 있는 위기들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대화를 주도했던 탓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그러면 어떤가, 아름답지 않은가? 내 곁에 남아준 사람들은 이미 내 방향성에 공감한 사람들이라는 반증이 아닌가?
나와 함께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고민해보고 발전
해 나가는 삶의 아름다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소수 만남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공고
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간관계 때문에 오는 스트레스가 적어지고 삶을 한 층 더 풍요롭게 가꿀 수 있다는 장점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MBTI보다 더 중요한 가치에 대한 화두를 던져보려 한다. 그것은 바로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로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의 현금 흐름에 사분면에 관한 얘기이다
로버트 기요사키는 “젊은이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직장인과 자영업 영역에만 집중하는 것”이라는 지적을 하며 현금 흐름의 사분면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독자 분들이 모두 사회생활을 하고 계신다는 전제 하에) 우리 모두는 아마 이 네 영역 중 최소한 한 부분에 속할 것인데, 각 영역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E – Employee : 평범한 직장인, 이른바 월급쟁이를 뜻한다. S – Self-Employed : 자영업자, 프리랜서, 전문직 영역을 뜻한다. B – Big Business : 500명 이상의 직원을 가진 사업가 영역을 뜻한다. I – Investor : 투자가 영역을 말한다.
대다수의 평범한 사회인들이라면 왼쪽 영역인
E나 S에 속할 것이다. 오른쪽 영역인 B나 I에 속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어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나볼 순 없지만,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의 대부분의 부를 차지하고 있는 영역의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로버트 기요사키는 이에 대해서 경제적인 안정과 자유의 달성을 위해서는 E나 S 영역에서 머무르지 말고 반드시 B나 I의 영역으로 옮겨가야 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중요한 가치는
S와 I 영역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다.
S 영역에 속하는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전문 직종의 사람들은 스스로 고용주가 되거나 자신의 일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그들 스스로가 시스템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일을 하게 됨으로써, 체력이 소진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B 영역의 사업가들은 자신의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위임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면에서 결정적으로 S 영역 사람들과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림을 통해서 쉬운 예시 하나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S 영역에 속하는 중화요리 전문점의 주방장은 그 스스로가 시스템이 되어 일하기 때문에 쉴 수가 없다.
하지만 B 영역에 속하는 다수의 프랜차이즈 사업체를 소유한 백종원 대표의 경우, 각 사업체의 사장들에게 일을 위임하기 때문에 사업체를 감시하는 일 정도를 제외하면 그 외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을 떠올려볼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중요한 가치는,
내가 돈을 위해서 일하는가? 혹은 돈이 나를 위해서 일하는가? 에 대한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아무리 B 영역에 속하는 사람일지라도
예기치 못하게 사업에서 부도가 나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관리가 어려워지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에 경제적 자유라는 영역에 도달하기 위해
서는 궁극적으로 우리는 I 영역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기요사키는 강조한다.
물론, I 영역에 들어와서도 투자의 실적이 안 좋을 경우 또한 고려해야겠지만, 적어도 B와 I 영역에 동시에 머무르게 된다면 투자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기에, 높은 분산성을 활용하여 보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 창출의 기회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쉽사리 오른쪽 영역인
B 혹은 I로 이동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도달하기엔 쉽지 않다 영역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B 영역에 도달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I 영역에 도달하기에는 충분한 기회가 있다는 얘기를 해보고 싶다.
현재 2022년에는 금융 공학 시장의 놀라운 발전으로 미국의 나스닥이나 S&P500 주가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을, 버튼 하나만 누르면 ‘쉽게’ 사고팔 수 있다는 장‘단’ 점이 있다.
최소 10년을 기준으로, 장기적 S&P500 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약 98%의
펀드 매니저들의 실적을 압도할 수 있다는 통계처럼,
우리가 세상으로부터 쏟아지는 다양한 비관론들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꾸준히 투자할 수 있다면, 평범한 직장인인 당신과 나 역시 I 영역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주된 생각이다.
그래서 미국의 은퇴자금용 계좌 401K 제도를
통해서 수없이 많은 미국의 직장인들이 퇴직할 즈음, 백만장자가 된다는 얘기들도 우리는 쉽게 접해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고등학교 수학 시간에서만
배웠던 복리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현실 세계로 실체화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놀라운 결과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에 관한 얘기들은 추후에 반복적으로 자세하게 다뤄보는 것으로 하고, 우리 같은 평범한 직장인들이 어떻게 하면 비범한 투자자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우리는 더 늦기 전인 지금부터라도, 하루빨리 고민을 시작해봐야 한다는 화두를 이쯤에서 던져보고 싶다.
더 중요한 것은 신중한 고민이 뒷받침되었다면 하루빨리 실천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식의 수익률은 보유 기간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좋은 주식을 하루라도 빨리 보유해서 최대한 오래 시장에 머물며 느낄 수 있는 복리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강조해보고 싶다.
그렇기에 필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MBTI보다 중요한 가치는, “당신은 현금 흐름의 사분면인 ES/BI 영역 중 어느 영역에 현재 속해있으며, 향후 어떤 영역으로 이동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심도 있게, 미래지향적이며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질문을 주고받는 것이다.
“나는 부자가 되고 싶지는 않아.”,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그렇게 될 수 없어.”라는 비관적인 생각을 깨부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꼭 부자가 되기 위해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향후 내가 어떤 상황에 쳐할지 모르기 때문에 나의 노후 대비 차원에서라도 우리는 투자자 영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수능을 보고, 대학을 가고, 열심히 스펙을 쌓아서 취업을 했는가? 절대로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 돈 때문에 시작된 일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돈 얘기에 대해서 더 이상 거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우리는 조금 솔직해질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도 해보고 싶다.
반지하 건물 주차장에 독일 3사 차량이 주차되어
있고, 지하철만 타도 명품 가방을 들고 있는 사람을 너무나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라에서 왜 우리는 돈 얘기만 나오면 솔직해지지 못하는가?
정말 나쁜 것은 돈이 아니라 애써 현재 놓여있는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도망치려고만 하는 소극적인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 이에 대한 논의를 하루빨리 시작해야 한다.
그에 대한 해답은 내가 돈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 돈이 나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꺼이 자본주의 체제에 종속되기로 선택한 당신이 라면 거기서 안주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이 자본주의 체제를 활용하여 자본주의 속에 종속된 삶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