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라고 그런 일을 당하면 안 되는 것인가"
> 실패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이 겸손이다. “난 실패할 수 있는 사람이야.”
내가 힘들고 괴로웠을 때, 박완서 작가님의 더 깊은 고통을 마주하게 됐다.
그리고 그 고통을 담담하게 풀어낸 수필집 『한 말씀만 하소서』를 집어 들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작가님의 26살 의사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그 후의 마음과 생각을 하나씩 수필로 엮은 책이다.
처음엔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이?’라고 울부짖지만, 시간이 흐르며 생각은 이렇게 바뀐다.
> “나에게만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건 단순한 철학이 아니다. 말처럼 쉽지 않다.
작가님은 자신의 오만함, 거만함이 벌을 불러왔다면 자신이 벌을 받아야지, 왜 아무 죄도 없는 아들이 받아야 했냐며 괴로워한다.
답은 끝내 나오지 않는다. 결국 찾은 건 '답'이 아니라 '수용'이었다. 죽음을 끌어안고, 남은 인생을 살아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질문이 내 마음에 너무 깊게 박혔다.
> “왜 나라고 그런 일을 당하면 안 되는 것인가?”
우리는 매일 신에게 기도한다. 건강하길, 잘 되길, 사랑을 받길, 돈을 벌길.
그런데 진짜 기도는 뭘까?
이 모든 것이 무너졌을 때, 나는 신께 무엇을 구할 수 있을까?
성직자를 만난다면 꼭 물어보고 싶다. 기도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사람 마음은 간사하다. 깨달음을 얻고도 다시 마음은 되묻는다.
“그래도... 그 일이 내게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리고 다시 다짐한다.
이미 일어난 일을 다시 돌릴 수는 없다면,
“이제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