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가꿈바꿈 22호 (18.11.19)

by 김꿈


도전한 것: 불안 견디기
불안


현대인과 불안은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경쟁과 순위 매기기가 익숙한 한국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은 더욱 불안은 심하게 느낀다. 시기별로 해야 할 것들이 암묵적으로 정해진 한국 사회에 살아가기 위해 ‘불안’을 습관처럼 내재한다. 주변을 둘러보고 남들과 다르지 않은가를 수시로 확인하고, 남들과 조금이나마 다르다면 튀는 것은 피곤한 일이니 ‘남들과 같이’ 행동/옷/표정 등을 수정한다. 끊임없이 누군가 경쟁하고 경쟁자보다 뒤처지고 있다면 미친 듯이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불안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알랭드보통의 ‘불안’이라는 책에서 우리가 존엄을 갈망하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부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사랑을 제공하는 대상에게 강렬한 열망을 느끼기도 하고 불안에 떨기도 하는 것이라 말한다. 부나 명성, 영향력은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그것과 함께 오는 관심과 사랑의 수단으로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고 한다. 사랑이 없으면 우리는 자신의 인격을 신뢰할 수도 없고 그 인격을 따라 살 수도 없는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가 그토록 사랑을 주는 대상과 사랑 자체에 결핍을 느끼고, 사랑 때문에 불안을 느끼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한다.

타인에게 사랑받지 못할까 혹은 인정받지 못할까 걱정하는 것에서부터 불안은 온다. 이런 현상을 정신의학에서는 사회불안이라고 지칭한다. 사회불안의 핵심에는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두려움이 숨어 있다고 한다. 그 두려움은 타고난 유전적 기질과 성장 과정에서 위축됐었던 수많은 경험이 축적되어 생겨난다.



여기까지가 김꿈이 한 불안 공부를 정리한 내용이다. 불안에 관해 공부한 이유는 요즘 불안함이 지나쳐 흐르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생각의 나래를 펼치다 불안해서 심장이 쿵쿵 뛰기도 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불길한 상상들이 언젠가 현실로 닥칠까 두려웠다. 정신적으로 피폐해짐을 느끼고, 감정 속으로 한 걸음 들어가 보았는데 나를 불안하게 하는 일들의 대부분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로 지금의 시간을 불안에 휩싸여 보내다니, 주어진 시간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 같아 불안했다.

그래서 전문가가 제안하는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아래의 내용은 전문가의 조언을 직접 적용해본 것이다. 아직 나도 시도하는 중이라 효과는 모르겠지만, 혹시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시도해보기를.




전문가의 조언 요약

사회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중요한 핵심은 불안을 없애는 것이 아님.
불안과 부딪혀 견디는 힘을 기르는 것. 가장 쉽고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기.
노트를 펼치고, 자신이 불안해하는 상황을 10가지 적음.
그중 가장 덜 불편한 상황에서부터 시작해야 함. 상황에서 ‘잘할’필요는 없음.
다만, 상황에서 자신이 해야 할 행동목표를 설정하고, 그저 그 행동에 집중함.
상황을 마주하며 불안이 올라온다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성의 고삐를 죄면 불안을 견디는 힘을 조금씩 키울 수 있음.
첫 경험이 성공하고 나면, 다음 단계로의 진행은 더욱 힘을 얻을 수 있음.




김꿈의 불안노트

하나, 해야 할 일을 잘 해내지 못할까 봐 불안하다.
>>행동목표: 일단 ‘잘’하자는 욕심을 버리자.
둘, 산책할 때 강아지가 짖어서 사람들이 비난할까 봐 불안하다.
>>행동목표: 맞은 편에서 사람들이 걸어와도 아무렇지 않은 척 갈 길을 가보자. 줄을 타고 감정은 전달되기 마련이니까.
셋, 밤에 거리를 걷는 것이 불안하다.
>>행동목표: 이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부분에서 만큼은 내가 아니라 세상이 변화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아직 변하려면(안전하려면) 한~참 먼 듯하다. 주머니에 호신용품 넣고 걷기..(?) 주짓수 배우기(?)
넷, 누군가에게 나의 부족함을 들킬까 불안하다.
>>행동목표: 부족하지 않게 나를 쪼아 완벽을 기하거나, 부족함을 인정하거나. 둘 중의 하나를 택할 때가 됐다.
다섯, 살이 찔까 불안하다.
>>행동목표: 지긋지긋한 코르셋 ㅠㅠ 건강한 것에 감사하자.
여섯, 이대로 살아도 되나 불안하다.
>>행동목표: 일단 보류.
일곱, 노력한 것에 비해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불안하다.
>>행동목표: 일단 노력부터 하고 고민해본다.
여덟, 준비되어있지 않아 좋은 기회를 놓칠까 불안하다.
>>행동목표: 일단 준비부터 하고 고민해본다.
아홉, 꾸미지 않았을 때 아는 사람을 만날까 불안하다.
>>행동목표: 그래도 나갈 때 양치는 하고 나가자. 냄새만 안 나면 됐지 뭐. 라는 마음가짐 장착한다.
열, 하드디스크의 파일들이 날아갈까 봐 불안하다.
>>행동목표: 미루지 말고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해둔다.



적어두니 쓸데없는 걱정(?)들 같은데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도 당장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불안 덩어리들이다. 아직 적지 않은 공란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무리 짱구를 굴려보아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으니 일단 보류. 적느라 많이 아팠지만 마음에 드는 깨달음은 불안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다가오는 2019년엔 불안에 의연해지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1위로 적어야겠다.

by. 김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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