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그 시작을 찾아서

by 하제

누군가가 나에게 "취미가 뭐야?"라고 물었을 때 난 언제나 '사진 찍기'라고 답했다. 그러곤 "난 사진 찍히는 건 어려워하는데... 사진 찍어주는 게 좋아! 재밌어"라고 덧붙였다. 내가 아닌 남의 사진을 찍어주고, 그 결과물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의 진심 담긴 웃음에 행복을 느꼈다. 비로소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깨닫게 된 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내 카메라에 담아보려고 마음먹었다.




내가 사진을 좋아하게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 사실 내가 사진, 카메라를 좋아하게 된 계기를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건 알겠다. 어릴 적 오빠와 나의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언제 어디서나 셔터를 누르셨던 엄마의 영향이 있다는 것을.



항상 온화한 미소를 띤 채 카메라를 들고 계신 엄마의 맞은편에 서 있던 나. 그렇게 나는 사진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카메라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중학교 3학년, 나는 엄마의 등골 브레이커였다. 넉넉지 않았던 형편인 걸 알면서도 엄마께 카메라를 사달라고 떼를 썼다. 남부럽지 않게 딸을 키우고 싶으셨던 엄마는 나에게 첫 니콘 DSLR 카메라를 사주셨다. 10대였던 내가 30대가 되고 나니 알게 됐다. 우리 엄마의 사랑이 넘치도록 컸다는 것을.


엄마의 사랑 덕분에 얻게 된 카메라를 15년이 지난 지금도 가지고 있다. 10대엔 소풍을 갈 때마다 카메라를 가져가 친구들을 찍어줬고 20대엔 울산, 부산 등 장거리 여행을 많이 다니며 풍경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절의 난 부모님의 모습을 내 카메라에 담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뿐.




후회만 하면 무얼 하나.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야지. 30대가 된 나는 나의 카메라(소니 a7m3)에 부모님을 담아봤다.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딸의 말에 쑥스러우면서도 너무 좋아하셨던 엄마, 아빠.

이렇게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려고 사진을 찍는 게 아닐까? 내가 카메라를 들고 사람들을 향해 셔터를 누르게 된 이유는 하나다. 모두에게 행복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한 번 사는 인생에서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며 살아가는 것만큼 큰 행복이 있을까. 난 그 행복에 한 발짝 다가갔고, 앞으로도 계속 걸어갈 것이다. '하제'라는 단어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햇살처럼 밝고 따스한 하루를 선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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