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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팍끌림 Apr 24. 2024

20년 만에 다시 떠나는 미국 여행

어른이 되어 다시 떠나는 여행에 대한 설레임

나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미국 여행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내가 10대일 때 아빠가 한동안 미국에 계셔서 두 번 여름 방학을 미국에서 보냈었는데 그때의 경험들이 내가 삶을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중학생일 때 미국에 갔을 때는 고등학생인 언니가 영어를 읽고 제품을 보고 고를 수 있길래 "고딩 되면 다 저렇게 되나 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고등학생이 되고 미국에 가서 보니 나는 3년 전과 다를 게 없었다. 언니는 고딩이여서 영어를 잘했던 게 아니고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였던걸 느꼈던 것.


인천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쭉 살았던 나는 10대 때 서울에도 별로 가본 기억이 없다. 그런 내가 미국에 갔으니 얼마나 별천지였겠나.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돌아보면 이 경험 자체가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 나는 보통 내가 생각하는 부분과 반대되는 생각을 같이 생각해 보게 된다. 혹시 내가 모르는 다른 부분들이 있을지 모르고 내가 판단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의심?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어를 못 하는 나는 외국인들이 하는 말을 거의 못 알아들었다. 걸어가거나 차를 타고 가면서도 뭐라고 외치는 외국인들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뭐라고 하는 거냐 아빠한테 물어보면 "그냥 인사하는 거야"라고 알려줬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욕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마도 그게 인종차별이었을 듯.

다행히 나는 영어를 못 했고 아빠는 좋게 설명을 해줬기 때문에 인종차별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없어 해외여행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새로운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아마도 그때 인종차별이라는 걸 제대로 느꼈다면 난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20살이 넘어 어른이 되고서 30번이 넘는 해외여행을 했는데 못 가본 곳들이 많기 때문에 미국은 항상 후보에서 밀렸었었다.


그리고 2023년 11월.

나와 비슷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나의 남편과 함께 20년 만에 미서부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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