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타임노씨 라스베가스
드디어 미서부여행 D-day가 되었다.
저녁 8시 50분 비행기라 출근해서 인수인계 내용들 정리와 업무 마무리를 하고 오후 5시 30분에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항상 가던 길이지만 오늘따라 더 설레었다. 정말 오랜만에 타는 국적기, 처음 타보는 프레스티지석, 나와 비슷한 미국의 경험을 갖고 있는 남편과의 미국여행.
밤 비행기라 기내식 먹고 잠을 잤더니 11시간이 훌쩍 지나 라스베가스에 도착했다.
비몽사몽 한 상태로 입국심사를 받았는데 순조롭게 넘어가긴 했지만 영어 못 하는 우리 부부가 당황한 순간이 있었다.
"무슨 목적으로 왔어요?"
"여행이요"
"무슨 여행이요?"
여행이 여행이지 무슨 여행이냐니....요...?
처음엔 우리 발음이 이상한가 싶어 트립이라고 했다가 트래블이라고 했다가ㅋㅋㅋㅋ
두어 번 당황하다 질문의 의도를 알아챘다.
"휴가요"
"오케이, 지문 찍으세요"
문득 '아, 여행에도 목적이 있을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여행은 대부분 목적이 없는 그저 놀러 가는 것이었다. 놀러 가는 게 목적 일 수 있겠지만 여행마다 소소한 목적이 있으면 더 뜻깊은 여행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여행의 목적. 지금부터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