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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Jun 25. 2022

20만 원대의 지상낙원! 쿠바 올인클루시브 리조트 리뷰

하바나에서 도시의 아름다움을 맛봤다면, 바라데로에서는 정말 완전한 휴식을 경험할 수 있다! 가장 저렴해도 1박 30-40만 원이 훌쩍 넘는 멕시코 칸쿤의 올인클루시브 리조트와 대비되어, 한 박에 20만 원 대면 가장 좋은 호텔을 예약할 수 있는 바라데로는 가성비도 가성비지만 절대 빠지지 않는 아름다움도 모두 갖췄다. 오죽하면 이제는 쿠바에 오기 어려워진 미국인들이 바라데로를 그리워하며 칸쿤을 찾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나는 이번 쿠바 여행 중 두 개의 리조트를 각각 이틀씩 방문했다. 이번 글에서는, 여행의 서두를 장식했던 ‘플라야 비스타 아줄(= 오션 비스타 아줄)’ 리조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Hotel Playa Vista Azul Varadero

+53 45 667566

https://goo.gl/maps/6VAN1teMwZMckdFV9


호텔스닷컴 등의 미국 OTA에서는 쿠바 리조트 대부분을 예약하기가 어렵기에, 보통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다른 홈페이지 등을 이용한다. 나는 Destina라는 곳에서 1박에 USD 200 정도를 지불하고 이틀을 예약했다.



이 웹사이트 평점은 3.5 정도였지만, 구글맵은 리뷰 1000개 정도에 4.1 정도였고 언뜻 보기엔 아주 크리티컬 한 단점은 없는 듯했다. 그리고 한 한국인 리뷰어가 이 리조트를 자세히 묘사해 주신 덕분에 리조트를 랜선으로 꼼꼼히 살펴볼 수 있었고, 사진을 보니 나름 괜찮아서 이곳으로 첫 목적지를 정했다.

     

호텔까지의 이동



바라데로의 지형을 보면, 내륙 쪽에 공항이 있고 긴 반도를 따라 리조트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양이다. 그렇기에, 반도 끝으로 가면 갈수록 거리가 멀어지니 택시비는 비싸지고 대신 사람은 더 적다.



끝 쪽에서 안으로 살짝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플라야 비스타 아줄까지의 택시비는 캐나다 달러로 약 40불. 바라데로 공항에 내리면 택시 기사들이 몰려와 가격을 제시하는데, 여긴 정찰제로 운영하는지 하나같이 50불을 말했다. 아무래도 택시 한 번에 약 5만 원은 너무 비싼 것 같아 흥정을 했는데 40불 이하로는 절대 깎아주지 않았다. 정부에서 제시한 가격이 50불이라는 게 이유였다. 이때부터 쿠바 물가가 절대 저렴하지 않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TIP : 택시에 타서 기사님께 '바라데로 시내 구경을 할 예정이다', 혹은 '올 때 택시는 어떻게 탈 수 있느냐' 등을 여쭤보자. 그럼 대부분 본인 명함을 주시면서 자신한테 연락하면 저렴한 가격에 픽업을 와주시겠다고 제안하실 것이다. 이때 캐나다 달러로 편도 35 정도는 어떠냐고 흥정을 하면서 명함을 받으면 된다. 사실 쿠바는 관광객들에게 적용되는 물가가 너무 높아서, 30분 거리 택시비가 35불이면 현지 기준으로는 어마어마하게 비싼 가격이다. 물론 쿠바 현지인들의 생활 수준이나 씀씀이를 관광객과 비교할 수는 없고, 또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입장에서 어느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며 현지인들을 돕는 것은 좋다. 그러나 가끔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면 적절한 흥정은 필요하다. 택시비는 보통 정해진 가격이 있어 크게 바꿀 수는 없지만, 5불 내외에서의 흥정은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택시에서 마주한 쿠바의 첫인상은 정말 아름다웠다! 화창한 날씨에 빛나는 아기자기한 집들과 그림 같은 풍경에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모른다. 특히 리조트 로비에 도착해서 마주한 카리브해의 색은 숨이 멎을 정도로 파랗게 빛났다. 저게 색보정을 전혀 하지 않은 그냥 물빛이라니!      

 

체크인과 프리미엄 룸 선택 여부 결정


원래는 2시부터 체크인이지만, 12시에 도착한 우리에게도 바로 방을 주었다. 올 인클루시브 호텔은 오래 머물수록 이득이니 되도록 일찍 오는 것을 추천한다. 앞에 머문 고객들이 퇴실할 시간 이후라면(11시에서 12시), 혹은 이미 정리된 방이 있다면 일찍 온 투숙객들을 배려하여 방을 제공하는 듯하다.  퇴실 시간은 12시지만 이것도 마찬가지로 한 시간 정도는 여유 시간을 준다.   



체크인을 위해서는 여권을 보여주어야 하고, 간단한 투숙객 정보를 주어진 서류에 기입하면 된다. 그럼 팔에 뺄 수 없는 방수 팔찌를 채워주는데, 이게 호텔에 머문다는 증표가 된다.   

  


내가 방문했던 두 리조트에는 비행기의 비즈니스 석처럼 프리빌리지 투숙객 제도가 있었다.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프리빌리지 투숙객이 되어 각종 혜택을 받는데, 가장 눈에 띄게는 팔찌 색이 다르다.



홈페이지에서 설명한 바에 따르면, 프리빌리지 룸을 예약한 손님들은 다음과 같은 혜택을 받는다.    

  

일단 거주하는 곳이 다르다. 프라이빗 풀이 있고, 아웃도어 테라스가 있는 동을 배정받는다. 인터넷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프리빌리지 라운지에서 조식을 따로 서빙하며 레스토랑을 예약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레이트 체크아웃이 가능하며, 체크인 시 짐을 골프 카트로 옮겨 주고 가운과 슬리퍼를 포함한 프리빌리지 룸 어메니티를 제공받기도 한다.


이렇듯 생각보다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만약 가격 부담이 크지 않다면 프리미엄으로 예약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이파이 연결 방법



인터넷 연결이 하늘에 별따기인 쿠바에서는 와이파이가 정말 중요한데, 플라야 비스타 아줄은 하루에 5시간씩 두 번, 총 10시간의 인터넷 접속을 허용한다.     


체크인을 하면 작은 영수증 종이에 투숙객 이름과 와이파이 아이디, 그리고 비밀번호를 제공해준다. 이걸 들고 맞은편에 있는 인터넷 센터에 가면 직원이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하도록 계정을 활성화한다. 다만 와이파이를 이용하지 않으면 1분도 되지 않아 로그인이 끊기는데, 그래서 정말 매번 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다시 쳐야 한다. 나는 메모장에 옮겨 놓고 복사-붙여 넣기 하는 것이 편했다.     


만약 연결이 끊기는 게 싫다면 백그라운드에 음악이나 영상을 재생해 놓는 것도 방법이지만, 하루에 최대 이용 한도도 존재하는지 이럴 경우에는 계정 만료 알람이 더 일찍 떴다. 물론 인터넷 센터에 가서 연장해달라고 하면 연장해줄 수 있으나 귀찮은 게 문제다.     

 

입실



나는 디럭스 룸을 예약했는데, 생각보다도 방 컨디션은 좋았다. 2만 원 정도 추가해서 풀사이드 뷰를 골랐는데, 나무와 함께 있는 수영장 뷰가 예뻤고 침대도 넓고 좋았다. 리조트에 있는 냉장고, 제공되는 물과 깔끔한 화장실, 방도 마음에 들었다. 청결하지 않다는 리뷰가 있어 걱정하기도 했는데 나는 딱히 흠잡을 곳 없이 깨끗했다.      


칵테일바와 스낵바



리조트 곳곳에 있는 칵테일 바에서는 다양한 음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쿠바 리브레, 피나콜라다, 다이끼리, 모히또가 가장 인기 있는 칵테일 사형제다. 무알콜도 당연히 가능하지만, 만약 도수가 있는 칵테일을 원한다면 모든 음료에는 오직 럼만 들어간다. 그도 그럴 것이, 쿠바에서 생산되는 시그니처 럼이 그 유명한 ‘하바나 클럽’이기 때문이다!      



한 번은 원래 먹던 대로 오렌지주스에 보드카를 추가해달라고 했는데,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Vodka.....?’ 하셔서 다시 정정해 ‘아, 럼이요 럼!’ 했다. 물론 나는 술을 마시면 속이 안 좋아져서 보통은 무알콜로 마셨다. 피나콜라다, 모히또, 다이끼리 모두 맛있다. 다만 알코올 없는 걸로 달라고 하면 이건 주스라면서 바텐더들이 엄청 웃으신다!     



스낵바도 있는데, 햄버거와 핫도그, 감자튀김을 내어 준다. 샐러드도 있는데 드레싱은 딱히 뿌려주지 않았다. 맛은 별로였다. 빵은 엄청 퍽퍽하고 패티나 소시지도 질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400개에 5만 원 이렇게 팔 것 같은 소시지였고 그래서 케첩 맛으로 먹었다. 먹다 보니 배는 불렀고, 감자튀김은 평범해 오히려 선방했다!


리조트 시설



리조트에는 2개의 큰 수영장과 1개의 어린이 풀, 1개의 인피니티 풀이 있다. 휴양지 느낌이 팍팍 나는 넓은 풀도 좋았지만, 낮에는 햇살이 뜨거워 오래 놀 수는 없었다.



물은 처음 들어갈 땐 조금 차갑다 싶은데, 막상 들어가서 적응하면 금방 따뜻하게 느껴지는 온도다. 햇볕이 비치면 더욱 따뜻하다.



풀사이드의 선베드는 오후에 가면 대부분 차지되어 있고, 특히 편한 자리들은 쉽게 비지 않으니 원한다면 아침 일찍 가도록 하자. 만약 햇볕이 비쳐도 괜찮다 하면, 그늘에 있지 않은 선베드는 자리가 많이 남는다.

 


보통 수영장에서는 아이들이 많이 놀고, 어른들은 잠깐 들어갔다가 금방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바다가 훨씬 아름답기 때문이다!



리조트 양쪽으로 작은 프라이빗 비치가 두 개 있는데, 해변을 따라 야자나무 파라솔이 정말 많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지푸라기마저도 예뻤다.



특히 노을 지는 시간에는 꼭 프라이빗 비치에서 석양을 즐기기를 바란다.


해변의 칵테일 바에서도 각종 칵테일을 제공하는데, 목이 조금 마르다 싶으면 한 잔씩 가져오면 된다. 양쪽 해변에는 모두 안전요원이 상주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리조트에는 테니스 코트, 농구 코트, 헬스장, 영화관이 있다고 하지만 모두 이용은 하지 않았다. 스포츠 클럽과 아이들을 위한 미니 클럽도 있는데, 이것도 굳이 시간 맞춰 가지는 않았다. 조용히 쉬는 것이 더 좋아질 나이가 되었나 보다....



리조트의 이벤트 목록은 다음과 같다. 수구 등을 하기도 하고 저녁에는 로컬 공연자들이 가장 큰 풀 앞 무대에서 춤과 노래를 선보인다. 식당 옆에서 마리아치가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데, 타이밍을 잘 맞추면 볼 수 있다.





올 인클루시브 리조트의 최대 장점은 '완전한 휴식'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온전히 즐기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생각해보자. 비싼 가격, 사기꾼, 바가지, 긴 이동 시간, 더위, 마음에 들지 않는 숙소 등... 수많은 요소들을 꼽을 수 있고, 사실 여행은 불편함 속에서의 추억과 경험을 쌓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 인클루시브 리조트는, 여행과 경험보다는 '휴식'을 가장 전면에 내세운다. 돈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고, 원하는 것은 모두 먹고 마실 수 있으며 놀고 쉬기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거의 지상 낙원인 셈이다.



나는 캐나다에서도 이미 충분히 잘 쉬다 와서, 쿠바의 올 인클루시브 리조트도 긴 쉼의 연장선이었다. 물론 너무 좋고 행복하고 새로웠지만, 어쩐지 부모님이 생각나기도 했다! 여기에 더 와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부모님 아닐까 하는 생각... 혹은 힘들게 공부하고 있을 동생이나. 나중에는 같이 오면 좋겠다!




글이 길어져서 두 편으로 나눴다! 다음 글에서는 플라야 비스타 아줄의 식당에 대하여 자세하게 리뷰해보려고 한다. 식당은 사실 비추인데 그 이유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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