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홍주
여행의 마지막이 뭐냐고 묻는다면 왕가위식으로 답변해야 했다. '돌아오는 것'이라고. 우리가 각자 있던 자리, 그 점과 점의 거리를 초월해서 만나는 것이 여행이었다면 마지막은 늘 그랬듯이 네가 있던 자리, 내가 있던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언젠가 돌아와야 한다는 사실은 우리의 시선과 발걸음의 속도를 달리하게 해주었다. 덕분에 여행에서 우리의 태도는 잠시 동안 변화한다.
언젠가 돌아와야 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애틋함을 주었다. 그것은 봄 기운이 느껴지면 유독 서정적인 감탄사를 내뱉는 어른들의 중얼거림을 보면서도 알 수 있다. 그들은, 우리는 이미 체화해서 알고 있다. 이 계절은 유달리 짧고, 금세 가버린다는 것을. 이 짧은 계절은 우리에게 잠시 왔다가 가버리는 여행자인 셈이다.
너는 네 자리로, 나는 내 자리로.
그렇게 여행은 끝났다.
페이스북에서도 만날수 있어요.
글이나 사진은 메일로 보내주세요.
> 이메일 : 231@23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