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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삼일 프로젝트 Jul 09. 2015

일상의 여행

이삼일 프로젝트

지리학자들은 큰 도시들에 물을 제공하는 에브르 강에만 흥미를 갖고 있다. 그들은 모트릴 서쪽 풀밭 밑에 숨어서 서른 그루 가량의 꽃나무를 키우는 개울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 인간의 대지(생텍쥐페리) 中 -


ⓒ 김홍주

창문을 열어보니 어제와 다른 풍경이 있다면
내가 여행을 떠나왔거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탓일 거다. 그중 어느 것이냐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어제와 다른 오늘, 어제와 다른 풍경. 어제와 다른 날씨. 늘 선택은 내 몫이 아니었다. 시간이 날 적응시켰다.






ⓒ 서원경

때론 사진으로 담기 막막해질 때가 있다.
이 풍경, 이 소리, 이 냄새, 이 온도, 이 기분을
온전히 내 신경으로 품고 싶어 질 때가 있다.


눈 앞에 펼쳐진 것들을 
프레임에 어거지로 쑤셔 넣는 기분이 들 때
카메라는 너무 무거워진다.


+ 글, 김홍주





ⓒ 김홍주

봄이 오면 봄만
여름이 오면 여름만
가을이 오면 가을만
겨울이 오면 겨울만

봄이 다시 안 올 것처럼
겨울은 다 잊은 것처럼

이기적인 손톱
얄팍했던 주둥이
네 탓으로 버무렸던 무침
유통기한 지나 버린 시큼함

냉장실에 넣어진 계절
그 안에서 말라가는 
한때 푸르렀을 쭉정이 들






제주 ⓒ 장진호

특유의 청량한 내음, 끝없이 부딪히고 소멸하는 소리, 사각거리며 단단하게 발에 닿는 질감, 금방이라도 떠오를 듯 살아있는 반짝임, 걸어온 길 잊는 푸른 선 하나. 모든 것 붉게 물 들이며 밤이 찾아오면, 옷깃을 파고들어 시리게 하는, 까맣게 속을 감추고 일렁이는 바다가, 그런 모든 것들이 있어서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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